K팝 음반 판매 작년 37% 증가…하이브·SM '쌍끌이'

음원 이용량은 2년 만에 23.8% 감소…"코로나19·유튜브 등 플랫폼 영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K팝 음반 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음원 시장은 다소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가온차트에 따르면 2021년 연간 판매 상위 400위에 든 앨범을 기준으로 한 실물 앨범 판매량은 총 5천708만9천160장으로, 전년(4천170만7천301장)보다 36.9% 증가했다.

가온차트의 앨범 차트는 국내에서 발매되는 음반의 국내외 판매량을 집계해 순위를 매긴다.

상위 400위 판매량을 보면 2018년 처음 2천만장을 넘어선 뒤 2019년 2천500만장, 2020년 4천만장, 2021년 5천700만장 등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나타냈다. 코로나19가 퍼진 2020년 이후 급격한 증가세에 대해 가요계 안팎에서는 대규모 콘서트 등 공연 시장이 움츠러들자 팬들이 음반 구매로 아쉬움을 달래는 현상 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해 앨범 성적을 보면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 등 이른바 '빅2'가 두드러졌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세븐틴 등이 속한 하이브 레이블즈는 "가온차트의 연간 앨범 차트 상위 100위 안에 든 소속 가수 앨범은 총 26개로, 이를 모두 합친 누적 판매량은 1천523만1천390만장"이라고 밝혔다. 이는 상위 100위권 앨범의 전체 판매량 가운데 33.5%를 차지한다.
BTS가 지난해 5월 발표한 영어 싱글 '버터'(Butter)는 작년 한 해에만 299만9천407장 팔려 판매량 1위에 올랐고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등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NCT, 엑소, 에스파 등이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는 1천800만장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SM엔터테인먼트 자체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SM 소속 가수들이 발매한 음반 판매량은 1천762만1천여 장으로, 전년의 2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이그룹 NCT와 유닛(소그룹) NCT 127, NCT 드림, 웨이션브이 등 NCT 관련 음반 판매량 합계가 지난달 기준 1천91만1천여장에 달한다.

어림잡아 계산해도 두 회사의 음반 판매량은 약 3천300만장으로, 가온차트 톱400 앨범 판매량의 절반을 넘는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실물 앨범 판매량은 콘서트가 다시 정상화될 경우 상승세가 다소 둔화할 수는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음반 시장 호황과 달리 스트리밍 음원 판매는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연간 음원 이용량 상위 400위까지의 합을 보면 전년보다 10.3% 감소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23.8%에 달한다.

가요계에서는 코로나19, 플랫폼 시장 다각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음원 이용량을 보면 출·퇴근 시간에 스트리밍 음원 이용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코로나19 상황으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음악을 '집중적으로' 듣는 시간이 줄었다는 게 중론이다.

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지며 예년만큼 신곡이 많이 발표되지 않은 점 또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유튜브 뮤직 이용도 늘었는데 이런 이용량 변화나 트래픽은 현재 가온차트에 반영되지 않는다"며 "코로나 상황과 외산(外産) 플랫폼 성장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