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으로 태양광 발전'…美 스타트업 '유비쿼터스에너지' [허세민의 더 나은 지구]

일반 창문과 같은 '투명도'
대형 창문제조사 투자 받아
높은 가격대 등은 단점
태양광 발전을 하는 유비쿼터스에너지 창문이 미시간주립대학교 건물에 설치돼 있다./사진=유비쿼터스에너지 홈페이지 캡처
창문에 비추는 햇빛을 전기로 전환하는 미국 태양광 에너지 업체가 주목받고 있다. 일반 창문처럼 투명한데다 주로 지붕에 설치하는 태양광 패널 없이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차세대 창문'으로 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 태양광 에너지 업체 유비쿼터스에너지(유비쿼터스)는 창문 제조 대기업 앤더슨코퍼레이션으로부터 3000만달러(약 356억원)를 투자 받았다. 이로써 유비쿼터스가 투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7000만달러로 불어났다.앤더슨코퍼레이션은 유비쿼터스 창문의 '투명도'를 높게 평가했다. 다른 창문형 태양광 발전 제품은 투명도가 낮아 시야를 방해하는 데 반해 유비쿼터스의 창문은 겉보기엔 기존 창문과 다를 바 없다는 점이다. 수잔 스톤 유비쿼터스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창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투명도가 높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며 "미학은 우리가 추구하는 바"라고 말했다.
유비쿼터스에너지의 기술진이 태양광 발전을 하는 창문 시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유비쿼터스에너지 홈페이지 캡처
유비쿼터스는 2011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미시간주립대 과학자들이 반도체 재료를 사용해 햇빛을 전기로 전환하는 창문 코팅을 개발했다. 코팅의 두께는 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로 얇다. 작은 전선들이 창문에 연결돼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획기적인 기술이지만 정식으로 제품이 판매된 적은 없다. 스톤 CEO는 "최근 투자 받은 자금은 연구 및 개발 작업에 사용할 것"이라며 "2024년 초까지 대규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높은 가격대는 단점으로 꼽힌다. 유비쿼터스의 창문은 기존 창문 보다 약 30% 비쌀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태양광 패널보다 에너지 효율도 절반 가량 낮은 편이다. 태양광 패널은 수평으로 놓여 있어 직사광선을 더 많이 모을 수 있지만 유비쿼터스 창문은 수직으로 설치되기 때문이다. 수잔 CEO는 "유비쿼터스는 그간 전력이 생산되지 않았던 표면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면서 "창문은 항상 수동적인 상태였지만 우리는 이를 능동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유비쿼터스는 주택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스톤 CEO는 "창문을 대량 생산한 후에는 바닥에서 천장까지 (전기를 생산하는) 유리로 만들 것"이라며 "우리는 고층 빌딩을 하나의 수직 태양광 농장으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