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가계대출, 2004년 이후 첫 '감소'…"추세적 둔화는 아직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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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대출 수요 높아…연초 이후 대출도 재개"지난해 12월 가계대출이 소폭 감소했다. 대출 금리가 대폭 오르면서 기타대출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1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은 2000억원 감소한 106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2월 기준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 기준으로는 2004년 이후 처음이다.박성진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연말 상여금 유입과 대출금리 상승으로 가계대출이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대출 수요가 높고 금융기관들도 대출을 재개하고 있어, 대출 증가세가 추세적으로 둔화됐다고 보기엔 이르다"고 판단했다.
기타대출이 은행권의 신용대출 관리 지속 등으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 지난달 기타대출은 2조2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12월 기준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11월에 비해 증가세가 축소됐다. 주담대는 2조원 늘면서 11월달(2조4000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전세 관련 자금수요는 지속됐지만, 주택매매거래 둔화와 집단대출 취급 감소 등으로 증가 규모가 소폭 줄었다.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5만8000호였지만 입주물량은 2만1000호에 그쳤다. 지난달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7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기업대출은 계절적 요인으로 감소하면서, 12월 기준 2009년 이후 두 번째로 작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은행의 기업대출은 2조8000억원 감소하면서 잔액은 1065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대출이 1조원 감소했다. 시설자금 수요가 지속됐지만 연말 운전자금 일시상환 등으로 소폭 감소한 것이다. 대기업 대출도 1조7000억원 줄었다. 반면 개인사업자 대출은 1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 11월(2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은행 예금을 비롯한 수신 잔액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22조8000억원이 늘면서 잔액은 213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의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자금 예치, 가계의 연말 상여금 유입 등으로 수시입출식 예금이 24조5000억원이나 증가한 영향이다. 정기예금은 예금금리 상승 등으로 4조7000억원 증가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