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세포·유전자 치료제 2024년 생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

존 림 사장, 메인트랙 발표 맡아
"올해 인천 송도에 5공장 착공
美·유럽 기업 M&A 검토"

한미약품 "mRNA 신약 개발"
LG화학 "통풍치료제 연내 3상"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13일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 발표 직후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 사업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을 잡기 위해 내년 말까지 1호 세포·유전자 전용 공장을 짓기로 했다. 한미약품은 난치성 암과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을 적용한다는 내용의 중장기 연구개발(R&D) 방향을 내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등 ‘K바이오’ 대표 기업이 13일 세계 최대 바이오투자 행사인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삼바 “5공장, 멀티모달 플랜트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이날 JP모간 콘퍼런스 ‘메인 트랙’ 발표자로 나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꼽았다.

삼성은 지금까지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한 항체 치료제를 위탁생산하는 게 주업이었다. 하지만 시장은 면역세포와 DNA·RNA 기술을 활용해 질병을 고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로 차츰 전환되고 있다. mRNA 코로나19 백신 상용화가 기폭제가 됐다.

삼성은 이를 위해 연내 첫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 공장인 5공장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뜨기로 했다. 림 사장은 “인천 송도에 들어서는 5공장은 mRNA와 아데노바이러스벡터(AVV) 등 다양한 방식의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멀티 모달리티 플랜트’로 짓겠다”고 했다. 삼성은 내년 말까지 완공한 뒤 정부 승인을 거쳐 2024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세포·유전자 치료제가 항체 치료제와 달리 ‘다품종 소량 생산’ 시장으로 평가되는 만큼 다양한 방식의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메뉴’를 갖춰 놓겠다는 것이다.현재 시장의 주력인 항체 치료제 생산 능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규모(25만6000L)로 건설하고 있는 4공장은 올 10월부터 부분 가동에 들어간다. 림 사장은 “4공장을 다 짓지도 못했는데 이미 3개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5개 의약품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고객사 요구에 더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림 사장은 “현지에 직접 공장을 짓는 방법과 인수합병(M&A)으로 진출하는 방안 등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한미·LG “항암 등 파이프라인 강화”

한미약품, LG화학, HK이노엔, 씨젠은 이날 ‘아시아 트랙’에서 차례대로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코로나19 백신에만 적용하고 있는 mRNA 플랫폼을 난치성 암과 대사 및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적용하겠다”고 했다. 강점이 있는 분야에 mRNA라는 새로운 도구를 써보겠다는 것이다. 한미약품은 항암 분야에 가장 많은 13개를 비롯해 대사질환(8개), 희귀질환(5개) 등의 분야에 30여 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사장)은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통풍 치료제로 연내 미국과 중국에서 임상 3상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통풍 치료제 시장은 2027년 5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손 사장은 “주요 파이프라인이 임상 단계에 들어서면서 그간의 R&D 성과가 연이어 나올 것”이라고 했다.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매출을 2030년에 2조원으로 만들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내놨다. 현재 국내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케이캡의 2020년 매출(762억원)보다 26배 늘어난 규모다. 분자진단업체 씨젠의 천종윤 대표는 “올해 100개 진단시약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