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분기에 100달러 넘을 것…美 기업들 깜짝 실적 지속”[조재길의 지금 뉴욕에선]

미국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막 시작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 중앙은행(Fed) 부의장 지명자는 13일(현지시간) 오전 10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현재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며 “목표치인 2%로 끌어내리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증시 개장에 앞서 발표된 경제 지표에서도 도매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노동부는 작년 12월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작년 동기 대비 9.7%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2010년 11월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였습니다.

아래는 한국경제TV ‘한경 글로벌마켓’과의 생방송 인터뷰 내용입니다.


▶최근 들어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재차 반등하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원자재 관련해서 미국 현지에서는 어떤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올해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또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원자재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요, 작년과 같은 랠리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더 많습니다. 공급망 붕괴 속에서 경제 재개와 함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예상입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 튜더 존스는 “통화 긴축과 함께 팬데믹(대유행) 이후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주식들이 앞으로 큰 어려움을 겪게 되겠지만 원자재 시장은 다르다”면서 “원자재 등 상품 가격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저평가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상품 가격이 큰 격차로 금융 자산의 수익률을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가장 큰 원자재 시장은 원유인데요, 작년 50% 급등했던 원유 가격은 올해도 비슷한 폭만큼 뛸 것이란 예상이 제기됐습니다.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현재 배럴당 80달러대 초·중반인데, 연내 100달러 천장을 뚫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오안다증권의 제프리 할리 선임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가 급격히 둔화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원유 생산을 늘릴 여지는 확실히 제한적”이라며 “빠르면 1분기 중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공급이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마이클 트란 RBC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주요 산유국이 하루 40만 배럴씩 생산을 늘리겠다고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25만 배럴만 증산한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브렌트유 기준으로 올 3분기에 배럴당 9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원유 재고가 2분기엔 고갈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JP모간은 올해 배럴당 125달러를 초과하고 내년에는 150달러도 넘길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당연히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에너지 조사기관인 라이스태드 에너지의 클라우디오 갈림베르티 부대표는 “연내 일시적으로 배럴당 90달러에 도달할 수 있겠지만 캐나다 노르웨이 브라질 등의 증산으로 다시 하방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OPEC 회원국인 오만의 무함마드 알 룸히 석유장관은 “세상이 유가 100달러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유가 급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습니다.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시작됐는데요, 현지에서 나오고 있는 4분기 실적 관련 전망과 함께 주요 일정과 이벤트까지 전해주시죠.


우선 다음주 월요일엔 뉴욕증시가 휴장합니다. 마틴 루서 킹 탄신일이고요, 다음주엔 4일만 열립니다.

오는 25~26일에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이 때문에 Fed 위원들이 다음주에는 공개 행보에 나서지 않습니다. 시장은 FOMC를 주시하면서 국채 금리 움직임을 지켜볼 것으로 보입니다.

3월 테이퍼링(채권 매입 감축)을 완료하면서 동시에 팬데믹 이후 첫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데, 국채 금리가 좀 빠르게 움직일 경우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큽니다. 3월 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되면, 연내 4차례 금리를 올리고 또 하반기에 대차대조표 축소까지 동시에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다음주 발표 예정인 중요한 경제 지표는 많지 않습니다. 18일의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와 그 다음날의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 정도인데, 둘 다 이달의 경기 동향을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된 만큼 핵심 변수는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성적표가 될 전망입니다.

한국시간 기준으로 오늘 밤에는 미 최대 은행인 JP모간과 씨티그룹, 웰스파고, 블랙록 등이 실적을 내놓는데요, 다음주에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BNY멜론 찰스슈왑 등으로 이어집니다.

금융사뿐만이 아닙니다. 19일 인텔과 유나이티드항공, 20일 넷플릭스 아메리칸항공 등이 4분기 실적을 공개합니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와 얼마나 부합하는지가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란 지적입니다.

시장에선 S&P500 소속 기업들의 4분기 순이익이 20% 이상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융정보 회사인 리피니티브는 22.4%, 팩트셋은 21.7% 각각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현실화하면 4개 분기 연속으로 순이익 증가율이 20%를 상회하는 게 됩니다. 오늘 실적을 내놓은 델타항공도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내놨습니다.

<다음주 예정된 주요 경제지표·일정>

17일(월) 마틴 루서 킹의 날(증시 휴장)

18일(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1월, 전달은 31.9) / 실적 발표 : 골드만삭스 BNY멜론은행 찰스슈왑 PNC파이낸셜 퍼스트뱅코프

19일(수)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1월, 전달은 15.4) / 주택 착공건수(12월, 전달은 168만 채) / 실적 발표 : 인텔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유나이티드항공 프록터&갬블 알코아 US뱅코프 스테이트스트리트 유나이티드헬스

20일(목)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 기존주택 판매(12월, 전달은 646만 채) / 실적 발표 : 넷플릭스 아메리칸항공 21일(금) 실적 발표 : IHS마킷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