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오징어게임 명대사를 통해 본 공감과 휴먼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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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밥을 먹든 공부를 하든 ‘나혼자 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더욱 더 요즘에는 밥을 먹든 공부를 개인적으로 하는 것이 더 많아진 것 같다. 거실에서 온 가족이 모여서 TV를 함께 시청하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재택근무로 집에 머무는 시간은 늘어났다. 하지만 가족 모두가 자신만의 공간에서 스마트폰을 통해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더 많아짐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SNS 통해 관심사가 같은 사람과 소통하는 사람들
그래서인지 집에서든 회사에서든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고들 말하는 이가 적지 않다. 사회의 개별화 과정이 높을수록 우을증도 증가하고 외로움도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기 보다는 같은 관심사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SNS를 통해서 소통하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
휴먼 터치(human touch)가 필요한 시점이 지금많은 사람들이 비대면 서비스의 편리함에 익숙해고 있지만 그만큼 사람의 따뜻한 체온에 대한 그리움도 커지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온라인에서나마 사람의 온기를 느끼고자 랜선 회식도 하고 랜선 집들이도 한다. 뿐만 아니라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랜선에서 함께 공부하는 비대면 스터디도 인기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동안 인공지능·디지털을 토대로 한 키오스크나 챗봇 등이 편리함을 주었지만 사람의 온기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휴먼 터치(human touch)가 필요한 시점이 지금이라고 할 수 있다.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깃든 것이 좋아지더라
한 모바일 쇼핑앱은 메시지 하나도 대화하듯이 온기를 담아 전한다. “오늘부터 우리 1일이네요!”라고 하면서 웃음을 짓게 하기도 하고 저녁에 접속하면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요!“라고 마음을 어루만진다. 이처럼 마치 나를 잘 아는 친구에게 다가가는 듯이 따스한 감성을 불어넣는 것이 바로 휴먼 터치(human touch)다.따스한 인간의 온도와 감성을 전달하는 것
휴먼터치는 사람 중심의 언택트(비대면) 기술 또는 마케팅을 일컫기도 하는데, ‘트렌드 코리아 2022’를 통해 소개된 개념이다. 다시말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혼재한 시장에서 소비자가 구매 결정을 내리는 가장 중요한 순간인 진실한 순간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휴먼 터치라고 할 수 있다.
지갑이 열리는 제품들을 보면우수한 품질만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제품보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가 있거나 경험을 하게 하거나 공감을 해주는 제품일때 충성심이 생긴다. 예를 들어서 한 침대브랜드는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침대는 하나도 없었다. 대신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인테리어나 상품들로 젊은 층의 감성을 자극하고 경험을 극대화 시켜 호응이 좋았다.
‘코로나 블루’외로움에서 오는 부분도 적지 않은 것
개인과 개인사이는 물론이고 세대와 세대사이에서도 예전보다 직접 소통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소통이 줄어드는만큼 서로에 대한 이해도 줄어들고 있다. 특히 윗세대들은 ‘나 때는 안그랬는데!’ ‘나 때는 이렇게 했는데!’ 등의 말로 신세대들의 부족함을 하소연하기도 한다. 이를 두고 신세대들은 일부 일방향적인 구세대들을 옛날 추억팔이만 하는 ‘라떼’세대라고 하기도 한다.
세대간의 공감이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힘든 시기일수록 휴먼터치와 서로간의 공감과 이해가 필요하다. 결국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휴머니즘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나의 생각, 우리 세대, 우리 조직의 관점도 중요하다. 하지만 조금 더 나아가서 상대의 관점에서 한번 바라보고 생각하는 자세는 나를 그리고 우리를 더욱 크게 만들 것이다.
지방의 여유로움과 약간의 불편한 경험이 오히려 매력적
여유있는 시골의 날것의 경험이 도시인들에게 새로움을 주고 있다. 이를 트렌드코리아2022에 의하면 '러스틱라이프'라고 표현된다. 러스틱(rustic)이란 ‘소박한’, ‘시골풍의’라는 의미다. 그야말로 도시 생활에 편안한 시골의 여유있는 삶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렇게함으로써 자연과 공감하고 스스로의 마음에 휴먼터치를 주고 싶어하는 현대인들의 욕구를 보여주는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상대의 감성을 사로잡으면서 휴먼터치를 하는 사람들
목숨을 건 게임의 반전스토리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넷플릭스 화제작 ‘오징어게임’에서 나오는 명대사들이 있다. 명대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일으켰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바로 “고마워 나랑 같이 해줘서”이다.
오징어게임 강새벽과 지영이 나눴던 대화
아직 북을 탈출하지 못한 가족을 살리기 위해 돈이 필요한 강새벽은 게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발버둥치고, 지영은 그런 강새벽에서 “이기게 해줄게. 무슨 수를 써서든”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지영은 상상하기 힘든 선택을 통해 강새벽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면서 지영은 강새벽에게 말한다. “강새벽 고마워. 나랑 같이 해줘서.”
인간다움을 유지하며 온기를 전한 이를 위한 메시지
세상을 살아오며, 지영에게 손내밀어 준 사람은 없었다. 단 한 명이라도 그런 존재가 있었다면 지영은 이 게임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영은 처음으로 자신을 믿고 함께 해준 강새벽을 위해 모든 것을 걸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된다. 이는 인간다움을 유지하며 온기를 전한 이를 위해 누군가는 능히 자신을 희생할 수 있다는 숭고한 메시지를 담은 장면이다.
윗옷이 없으면 사람들이 자넬 우습게 볼 거야!
극중 오일남이 성기훈에게 윗옷을 건네며 했던 대사도 기억에 남는다. “윗옷이 없으면 사람들이 자넬 우습게 볼 거야”라고 말하는 장면도 일맥상통한다. 사람들은 겉치레를 중시한다. 겉모습을 보고 상대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오일남은 스스로 윗옷을 벗어 성기훈에게 건넨다.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손을 내밀어 준 성기훈에 대한 최고의 배려이자 예우인 셈이다.
우리들의 마음을 웃게해줄 휴먼터치와 공감의 말들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서 휴먼터치와 공감이 되는 말 한마디로 서로의 마음을 치유하면 좋을 것 같다. 상대에게 힘을 주는 말을 하려면 TPO 시와 때 그리고 장소에 맞는 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아무리 근사한 말도 이 세 가지 상황에 맞지 않으면 안하니만 못하게 된다. 누군가 나를 감염시킬지도 모른다는 잠재적인 공포가 우리를 고립으로 몰고가는 시대다. 이럴때일수록 움추러드는 우리들의 마음을 웃게해줄 공감가는 휴먼터치 말들을 해보면 어떨까요?<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 & PSPA 박영실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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