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올리는데 정부는 추경 돈 풀기…'엇박자' 논란 재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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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효과 반감 가능성…"물가 상승 압력 더 높아질 수도"
금융 불균형 해소와 취약계층 지원…통화·재정 정책 역할 분담 주장도 14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동시에 정부가 사상 초유의 1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발표하면서 재정·통화당국이 또 다시 정책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에서 유동성을 회수하는 가운데 정부는 돈 풀기에 나서면서 정책 효과는 반감되고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한은·정부, 같은 시점 다른 메시지…돈 걷기 vs 돈 풀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00%인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2회 연속 인상한 것은 2007년 7·8월 이후 14년여 만으로, 이로써 기준금리는 22개월 만에 코로나19 직전 수준에 이르렀다. 정부는 기준금리 인상이 발표된 직후 '방역 조치 연장 및 소상공인 지원 관련 합동 브리핑'을 열고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설 연휴 전에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통해 영업금지 제한 업종에 대한 손실보상 재원을 1조9천억원 늘리고,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는 300만원의 방역지원금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한은이 돈줄을 조이는 와중에 정부는 추가 재정 투입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재정당국과 통화당국은 결국 같은 시점에 완전히 다른 방향의 메시지를 내놓은 셈이 됐다. ◇ 물가 치솟는데 정부는 또 추경…전액 국채 발행으로 충당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워낙 높은데다 미국의 통화 긴축 압박도 점점 더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5% 상승해 2011년(4.0%) 이후 1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3.7% 뛰어올라 3개월 연속 3%대 상승을 지속했다. 작년 수입물가 역시 17.6% 급등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원재료·원자재 가격 상승은 커피며 주류, 햄버거 등 생활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미국 역시 이르면 3월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돼 통화당국으로서는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607조7천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데 이어 연초부터 또 다시 추경 편성을 통한 돈 풀기에 나섰다.
더구나 추경 재원은 일단 전액 국채 발행으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초과세수가 10조원 이상 추가로 발생했다고 하지만 이는 4월 국가결산을 거쳐 세계잉여금으로 넘어가야 사용할 수 있고, 그마저도 40%는 지방 교부금으로 내려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 정책효과 반감 우려…"물가 상승 압력 확대" 지적도
이처럼 재정·통화정책이 상반된 기조를 띠면서 일각에서는 정책 미스매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두 차례 추경을 편성하는 등 막대한 재정을 풀어 국민지원금 지급과 신용카드 캐시백 등 정책을 시행한 반면,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하며 엇박자 논란이 벌어졌다.
당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거시정책 간 엇박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두 정책을 상호보완적으로 해나가려는 노력은 당연히 제고해야 하고, 두 정책이 적절한 역할 분담을 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재정당국과 통화당국이 취약계층 지원과 금융 불균형 해소라는 각자의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정·통화정책이 어긋나면서 오히려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치솟는 물가도 잡지 못하고 이자 부담은 늘어나면서 서민들이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폴리시믹스(정책조합)는 정책 목표를 하나의 방향으로 가져갈 때 의미가 있는 것인데, 지금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 효과는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고, 현시점에서 전액 국채를 발행해 추경을 편성하게 되면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금융 불균형 해소와 취약계층 지원…통화·재정 정책 역할 분담 주장도 14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동시에 정부가 사상 초유의 1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발표하면서 재정·통화당국이 또 다시 정책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에서 유동성을 회수하는 가운데 정부는 돈 풀기에 나서면서 정책 효과는 반감되고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한은·정부, 같은 시점 다른 메시지…돈 걷기 vs 돈 풀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00%인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2회 연속 인상한 것은 2007년 7·8월 이후 14년여 만으로, 이로써 기준금리는 22개월 만에 코로나19 직전 수준에 이르렀다. 정부는 기준금리 인상이 발표된 직후 '방역 조치 연장 및 소상공인 지원 관련 합동 브리핑'을 열고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설 연휴 전에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통해 영업금지 제한 업종에 대한 손실보상 재원을 1조9천억원 늘리고,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는 300만원의 방역지원금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한은이 돈줄을 조이는 와중에 정부는 추가 재정 투입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재정당국과 통화당국은 결국 같은 시점에 완전히 다른 방향의 메시지를 내놓은 셈이 됐다. ◇ 물가 치솟는데 정부는 또 추경…전액 국채 발행으로 충당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워낙 높은데다 미국의 통화 긴축 압박도 점점 더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5% 상승해 2011년(4.0%) 이후 1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3.7% 뛰어올라 3개월 연속 3%대 상승을 지속했다. 작년 수입물가 역시 17.6% 급등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원재료·원자재 가격 상승은 커피며 주류, 햄버거 등 생활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미국 역시 이르면 3월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돼 통화당국으로서는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607조7천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데 이어 연초부터 또 다시 추경 편성을 통한 돈 풀기에 나섰다.
더구나 추경 재원은 일단 전액 국채 발행으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초과세수가 10조원 이상 추가로 발생했다고 하지만 이는 4월 국가결산을 거쳐 세계잉여금으로 넘어가야 사용할 수 있고, 그마저도 40%는 지방 교부금으로 내려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 정책효과 반감 우려…"물가 상승 압력 확대" 지적도
이처럼 재정·통화정책이 상반된 기조를 띠면서 일각에서는 정책 미스매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두 차례 추경을 편성하는 등 막대한 재정을 풀어 국민지원금 지급과 신용카드 캐시백 등 정책을 시행한 반면,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하며 엇박자 논란이 벌어졌다.
당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거시정책 간 엇박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두 정책을 상호보완적으로 해나가려는 노력은 당연히 제고해야 하고, 두 정책이 적절한 역할 분담을 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재정당국과 통화당국이 취약계층 지원과 금융 불균형 해소라는 각자의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정·통화정책이 어긋나면서 오히려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치솟는 물가도 잡지 못하고 이자 부담은 늘어나면서 서민들이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폴리시믹스(정책조합)는 정책 목표를 하나의 방향으로 가져갈 때 의미가 있는 것인데, 지금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 효과는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고, 현시점에서 전액 국채를 발행해 추경을 편성하게 되면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