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행정, 기업중심으로 대전환"

인천경제자유구역 기업 간담회

한달 만에 '매타버스 시즌2' 재개
불필요한 규제 해소 '친기업' 행보
첨단과학 R&D 과감하게 지원
도심 가르는 경인선·고속도 지하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가 14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열린 인천경제자유구역 입주 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이런 것을 안 했으면 좋겠다’ 하는 불필요한 규제나 불합리한 규제 해소 문제도 의견을 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4일 인천 송도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열린 입주기업 간담회에서 “어려움이나 개선될 점이 무엇인지, 지원하거나 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알려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2일 10대 그룹 사장단과 만나 경영계 의견을 들은 지 이틀 만에 또다시 ‘친기업’ 이미지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반복된 ‘유능한 경제 대통령’ 행보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날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12일 대구·경북지역을 끝으로 중단된 전국 순회 일정인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한 달여 만에 재개했다. ‘매타버스 시즌2’ 첫 방문지로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을 택했다.

이 후보는 “민생의 핵심은 결국 경제”라며 “국가 행정을 공급자·관료 중심이 아니라 수요자인 국민·기업 중심으로 대전환하겠다”고 했다. 한 자율주행 관련 기업체 대표가 “(자율주행이) ‘국가 핵심기술’로 묶여 해외 투자나 수출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하자 이 후보는 “규제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데 오히려 장애가 된다는 말씀에 동의한다.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기술 개발 및 인력 양성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이 후보는 “기업들이 할 수 없는 영역의 전략기술, 첨단과학 기술 분야에 정부가 연구개발(R&D) 지원을 해야 한다”며 “돈이 들겠지만 과감히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SW) 인재를 구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에 대해서는 “취업현장의 미스매치가 너무 심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래서 제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대학에 SW 관련 학과를 대거 확충하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한 스타트업 대표가 ‘특허 출원에서 등록까지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호소하자 이 후보는 “오늘 가장 크게 건진 것”이라며 “행정 심판기관(특허청) 인력을 충원해 심사 기간을 절반으로 당기겠다”고 공언했다.

이날 오후엔 인천 비영리 민간단체 꿈베이커리에서 장애인 제빵사와 제빵 체험을 마친 뒤 인천 지역 공약을 내놓았다. 이 후보는 “인천 도심을 양분하는 경인선 전철과 경인고속도로를 지하화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조기 추진, 서울지하철 7호선과 2호선의 청라국제도시 연장 등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이 후보는 SNS를 통해 ‘탈모 치료 건강보험 보장’을 정식 공약으로 채택하겠다고 발표했다. 건보 재정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선 “박근혜 정부에서도 미용으로 취급되던 치아 스케일링과 고가의 임플란트에 건보를 적용한 사례가 있다”며 “포퓰리즘으로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정치적 ‘내로남불’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주말인 15~16일에는 강원을 방문해 한반도 평화번영 구상과 평화경제 정책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오형주/전범진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