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1월 중순인데도 작년 평가를 하지 않았다면?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가 실시 업무연락
상대평가를 실시하는 A회사는 1월 중순인데도 작년 평가가 마감되지 않았다. 1월 초 인사팀은 전 직원에게 작년도 평가 추진 일정을 알렸다. 별첨한 평가표를 중심으로 개인평가 완료일, 1차 평가자의 평가일, 2차 평가자의 평가일, 인사팀 최종 제출일이 1월 28일이었다.
평가는 단 한 부서만 제출하지 않으면 마무리되지 않는다.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부서별 평가 결과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1.28일이면 바로 설 명절과 연결되기 때문에 작년 평가가 확정되어 개인에게 통보되는 시점은 2월중순이 될 것이다. 작년 평가를 2월 중순에 받아보며 구성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개인 목표 설정은 언제 할 것인가? 작년 평가 결과를 반영한 성과급과 승진, 이동배치, 핵심인재의 선정 등은 자연 지연될 수밖에 없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 고 한다. ‘작년의 성과와 역량은 작년에 마무리하고, 새해에는 새 목표를 중심으로 성과와 역량 강화를 해야 하지 않을까?’

왜 평가자 교육인가?
A회사 부서장을 대상으로 평가자 교육을 실시하였다.
참석한 부서장에게서 열정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10시 강의 시작인데, 10시에 절반도 참석하지 않았다. 빈손으로 참석하는 부서장도 있었고, 앞자리에 앉는 부서장은 한 명도 없었다.
강의를 하기 전, 교육담당자에게 요청하여 A4지를 전달했다.
각자 성과관리를 하며 애로사항이나 건의사항 1개를 적게 하였다.
부서장이 성과관리를 하면서 느끼는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은 무엇이겠는가?
- 팀원 모두가 열심히 했는데 차등을 둬야 하는 점이 힘들다
- 평균 이하의 팀원이 없는데 무조건 선정해야 한다
- 평가 결과가 공개된 후의 실망과 불만 조치가 힘들다
- 머리 속에 평가는 다했는데, 설득시키기가 어렵다
-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라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
- 생산 현장이라 팀원이 100명이고 하는 일도 비슷한데 어떻게 평가를 하겠는가?
강의를 크게 4영역으로 구분해 사례에 대한 토론 중심으로 설명하였다.
① 성과관리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
② 성과관리는 부서장의 역할인가?
③ 성과관리의 틀(목표, 과정관리, 평가)과 원칙, 핵심 포인트는 무엇인가?
④ 공정하고 투명한 성과관리의 방법과 상황별 면담 어떻게 할 것인가?처음에 무관심하게 뭐 의무교육 수준이겠지 하며 참석한 부서장들의 표정이 변해간다.
사례에 대해 상호 토론을 하면서 제대로 성과관리를 하는 방법을 알아간다.
점검과 피드백을 잘하는 동료 부서장의 발표에 크게 공감한다.
3시간의 강의 중 단 한 명도 졸거나 핸드폰을 보는 부서장이 없다.
중간에 참석한 CEO가 이렇게 열중하는 모습은 오랜만에 본다고 칭찬을 해준다.
CEO에게 향후 평가자 교육은 성과관리 교육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1년에 2번이 바람직하지만, 만약 1번 한다면 11월에 실시하라고 제안했다.

제대로 성과관리를 하려면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가?
성과관리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2가지이다. 하나는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이다.
성과관리를 통해 일하는 생각• 방식• 역량을 키우고, 직장인으로서 갖춰야 할 바람직한 마음가짐과 태도를 배워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회사가 지속성장하도록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성장과 성과(이익)을 위해 어떤 방법을 선택하는가 결정하는 것은 경영층과 인사부서가 해야한다.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는 수단이다.
보다 중요한 점은 성장과 성과이다. 성장과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 성과관리 툴인OKR(Objective Key Results)를 통해 2가지만 강조하고 싶다.
첫째, OKR의 333법칙에서 얻는 시사점이다.
3개월, 3개의 목표, 1개 목표 당 3개의 결과물은 우리 기업의 특성, 조직과 구성원의 성숙도, 시스템의 운영 역량 등을 볼 때 아직은 그 단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성과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가야만 하는 단계이다. 지금 우리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3개월 분기 개념이 아닌 6개월 반기 개념으로 가져가고, 반기별 목표 점검과 조정, 목표에 따른 결과물에 대한 실사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발표-점검-피드백으로 이어지는 방법에서 얻는 시사점이다.
목표의 설정과 실적과 계획에 대한 발표, 점검과 피드백, 결과에 대한 공유는 성과관리의 핵심이다. 다만 어떻게 어느 주기로 이것을 행하는가 이것이 이슈이다.
주단위로 발표, 점검, 피드백을 하라고 하면 현장의 부서장 대부분이 이것 때문에 일을 못한다고 아우성일 것이다. 사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일인데, 제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하거나, 제도를 설계하는 일만이 일이라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방향을 제시하거나 조정하고 관리하는 것은 부서장에게 뿐 아니라 구성원에게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문제는 주기와 방법과 수준이다. 마음 속으로는 주단위 실적과 계획을 작성하기 때문에 주단위로 하라고 권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을 반영하면 1달에 한번 조직 구성원 전체가 모여 한 달 동안 업무 결과물에 대한 실적과 계획, 역량 결과에 대한 실적과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전체 구성원의 업적과 역량의 실적과 계획을 보고 듣고 점검하는 것은 부서장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후 한 명씩 피드백을 해줘야 한다.
정말 원하는 수준 이상으로 잘하고 있는 구성원에게는 인정과 칭찬을 통한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 목표나 과제의 수준을 높여 더 높은 도전을 하도록 해야 한다.

모든 일에는 시기가 있다. 그 시기 안에 마무리할 일은 제대로 끝내야 한다.
더 중요한 일은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 알고 그 일 속에서 성장과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혼자 할 수 없다. 조직과 개인 전체가 해야 한다.
그 중심에 부서장이 있고 인사부서는 이를 리딩해야 한다.<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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