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규제 피하고 입주권까지…재건축 단지 내 상가 '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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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높아지는 재건축 단지 상가
올림픽선수기자촌 상가
3.3㎡당 5억에 거래
반년 새 두 배 올라
서초 신반포2차 등
상가 보유 조합원도
아파트 입주권 받아
재건축 분담금도 감소
"이미 가격 많이 뛰고
불확실성 커 투자 유의"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AA.28591884.1.jpg)
송파 재건축 상가, 3.3㎡당 5억원에 거래
![](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AA.28607719.1.jpg)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상계주공3단지’ 상가도 비슷하다. 지하철 4·7호선 노원역세권에 있는 이 단지는 지난해 3월 재건축을 위한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단지 내 상가는 지난해 예비안전진단 통과 이후 6건의 손바뀜이 이뤄졌다. 지하 1층 상가의 3.3㎡당 가격은 5000만원을 웃돌지만 기수요에 비해 매물이 부족하다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재건축 아파트 상가의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는 새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재건축 조합이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상가 조합원에게도 아파트 입주권을 주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2차’ 조합은 상가 조합원도 상가 대신 아파트를 받을 수 있도록 조합 정관상 산정비율을 대폭 낮췄다. 산정비율(0.1~1.0)은 상가 조합원이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지를 좌우하는 숫자다. 재건축 사업의 경우 분양주택의 최소 분양가에 산정비율을 곱한 값보다 상가 조합원의 권리차액(상가 조합원 신규 분양가-종전 재산가액)이 커야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 즉 산정비율이 낮을수록 상가 조합원이 아파트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통상 산정비율을 1.0으로 설정하지만 신반포2차 조합은 0.1로 낮췄다.
다주택자는 상가 매수가 유리
새 입주권을 받지 못하더라도 상가가 아파트와 따로 개발한 사례도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시영(개포래미안포레스트)’ 상가다. 아파트와 별도로 재건축을 추진해 주상복합 ‘개포자이르네’로 재탄생했다.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로, 지상 1~2층에 근린생활시설 68실과 3~10층에 아파트(전용 50~114㎡) 28가구가 조성된다.재건축 상가는 주택 수로 잡히지 않아 다주택자를 향한 ‘세금 폭탄’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유주택자의 경우 아파트를 추가로 구입하면 보유세와 취득세, 양도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지난해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의 종부세율이 1.2~6.0%로 상향된 데다 공시가격 현실화까지 겹치면서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커졌다. 취득세율도 2주택이 주택 취득 때 8%, 3주택 이상은 12%를 적용받는 반면 상가는 4.6%로 고정돼 있다.
상가조합원의 재건축 부담금을 대폭 낮추는 내용의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개정안이 지난달 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것도 호재로 꼽힌다. 재건축 분담금은 재건축 종료시점의 주택가격에서 개시시점의 주택가격과 정상가격 상승분, 개발비용 등을 제한 뒤 부과율을 곱해 결정된다. 상가 조합원은 원래 보유한 주택이 없어 개시시점의 주택가격을 0원으로 넣어 계산해 재건축 부담금이 커지는 구조였다. 개정안에 따르면 주택을 받고자 하는 상가조합원은 개시시점 주택가액 산정 때 상가 가격도 포함하도록 한다.다만 전문가들은 이미 상승한 가격과 새 아파트 입주권을 받지 못할 가능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조합 정관 등을 통해 상가조합원이 주택을 받을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추후 재건축 때 상가를 받게 된다면 기존 상가의 건물 내 층수, 위치가 재건축 후 받을 상가 입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