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공원서 방뇨·집단 흡연…민노총 막장집회에 시민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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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주최자·참가자 수사 착수경찰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불법집회를 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단체들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이들은 금연 지역인 공원에서 흡연하고 노상방뇨를 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16일 서울경찰청 불법시위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벌인 주최자와 주요 참가자들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적용된 혐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 위반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지역의 감염병 확산 위험을 우려해 경찰과 서울시가 집회를 금지했음에도 주최 측은 집회를 강행했다”며 “주요 참가자들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고 설명했다.민주노총 조합원 등 1만5000여 명은 전날 여의도공원에 모여 ‘2022 민중총궐기’를 하고 ‘주택·의료·교육·돌봄·교통 공공성 강화’ ‘비정규직 철폐’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해 수차례 불법 집회를 주도해 구속된 양경수 위원장도 나섰다.
민주노총 등은 15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44건의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으나 서울시와 경찰은 이를 사실상 하나의 집회라고 판단해 불허했다. 이에 주최 측은 집회 장소와 시간을 공개하지 않다가 기습적으로 낮 12시30분께 여의도공원에서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여의도공원을 점거한 채 산책로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수십 명이 모여 흡연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일부는 노상방뇨를 했다. 여의도에 거주하는 A씨는 “아이들과 산책하려고 공원을 찾았는데 집회로 인해 소음이 심하고 흡연자도 많아 더 이상 머무르기 어려울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이 집회를 금지해도 민주노총이 이를 무시하고 주말 집회를 강행하는 상황은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7월 3일에는 종로2·3가에서 8000명이 모여 전국노동자 대회를 열었고, 10월 20일 서대문역(2만7000명), 11월 13일 동대문(2만 명), 11월 27일 여의도(9000명)에서도 집회를 개최했다.
최예린/이광식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