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대선 앞두고 군벌 출신 유력 후보 이스라엘 방문

하프타르 전용기, 키프로스 거쳐 이스라엘서 2시간 머물러
이스라엘, 리비아 주요 대선후보 접촉해 관계 개선 모색설
리비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동부 군벌 사령관 칼리파 하프타르가 비밀리에 이스라엘을 방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에 따르면 하프타르 사령관 소유의 전용기가 지난 13일 이스라엘에 도착해 2시간가량 머물렀다.

신문은 당시 리비아에서 출발한 하프타르의 전용기가 키프로스를 거쳐 이스라엘에 왔고, 2시간 뒤 다시 이륙해 키프로스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하프타르는 유전이 많은 리비아 동부지역을 장악한 군벌 리비아국민군(LNA)의 사령관이다. 그가 주도하는 LNA는 지난 2014년부터 유엔이 인정하는 리비아 통합정부(GNA)와 내전을 벌여왔다.

하프타르는 지난달로 예정됐다가 잠정 연기된 리비아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한 상태여서 그의 비밀스러운 이스라엘 방문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리비아의 유력 대권주자들을 잇달아 접촉해 관계 정상화를 모색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프타르가 주도하는 LNA측의 외무장관은 지난 2019년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희망한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하프타르와 대권을 두고 경쟁하는 압둘 하미드 모함메드 드베이바 현 리비아 총리가 최근 요르단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 국장과 만나 관계 정상화를 논의했다는 사우디아라비아 및 리비아 매체들의 보도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다만, 드베이바 총리 측은 모사드 국장 면담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아브라함 협약'을 통해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등 아랍권 국가들과 관계를 정상화한 이스라엘은 아랍권과의 관계 정상화를 확대하기를 원한다.

이스라엘은 북아프리카 수단에도 손을 내밀어 관계 정상화가 성사될 뻔했지만, 지난해 10월 수단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관계 회복 작업은 잠정 중단 상태다.

한편, 리비아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의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이 난립하면서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

유전지대가 많은 동부지역을 장악한 하프타르의 LNA와 유엔이 인정하는 GNA의 내전 와중에 민간인을 포함해 1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LNA의 수도 트리폴리 장악이 실패로 돌아간 뒤 양측은 2020년 10월 유엔의 중재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휴전 협정에 서명했고, 이어 열린 중재 회의에서 선거 일정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애초 리비아는 국제사회의 후원 속에 지난달 24일 대선을 치르려 했으나, 선거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혼란이 지속되면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