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7시간 통화 내역 공개…尹 웃고, 조국 "기가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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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통해 공개된 통화록
김건희, '쥴리' 의혹 직접 해명
조국 수사·박 전 대통령 탄핵
사견 나누고 캠프 영입 제안
김 씨 의혹은 풀고, '판도라 상자' 역풍 無
16일 MBC '스트레이트'에서는 김 씨와 이 씨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통화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 초까지 50여 차례 통화한 내용 중 일부로, 앞서 국민의힘은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재판부는 수사관련 등 일부 내용을 제외한 부분의 방송을 허용하면서 전파를 타게 됐다.
방송에 앞서 여당 성향의 관계자들은 해당 녹취록이 김 씨와 윤 후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방송에서 김 씨는 친분을 쌓은 이 씨에게 "나중에 한 번 봐서 우리 팀(캠프)로 와요", "캠프 구성할 때 강의 좀 해 달라" 등의 협업 제안을 하는가 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양쪽에 모두 줄을 대고 있어라", "서울의 소리도 언론으로서 좀 더 공신력 있어야 되고, 그러려면 어느 한 편의 팡파르가 되어서는 안 된다" 등의 조언을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따라다닌 유흥업소 접대부, 유부남 검사 동거 등의 의혹에 대한 의혹도 솔직한 화법으로 풀어냈다. 김 씨는 접대부 의혹에 "난 나이트클럽도 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며 "나는 되게 영적인 사람이라 그런 시간에 차라리 책 읽고 도사들하고 같이 얘기하면서 '삶은 무엇인가' 이런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유부남 검사 동거설에 대해서도 "내가 뭐가 아쉬워서 동거하겠나. 그것도 부인 있는 유부남하고"라고 말했다.
특히 "셋이서 같이 유럽 여행 간 사진이 있다고 하더라"라는 말에 김 씨는 "괜찮다"며 "오히려 잘됐다. 그거 패키지로 다 같이 간거라 여럿이 사진도 같이 찍었다. 공개되도 된다"고 말했다.
방송에서 공개된 김 씨의 발언을 두고 당사자들은 물론 대선 경쟁자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까지 나서 시청평을 전하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의 소송대리인, 광복회 고문 등을 맡았던 정철승 변호사도 방송 전엔 "서울의 소리 기자와 윤석열 후보의 처 김건희 씨가 수개월 동안 무려 7시간 넘게 통화한 내용이 공개된다고 한다"며 "가공할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다는데 내 손모가지를 건다"고 적었다가 방송 후 "내가 김건희 씨 통화 내용을 먼저 들었다면 방송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을 것 같다. 판도라의 상자가 아니었네"라고 기대와 다른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한 김용민 시사평론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정권 잡으면…' 김건희 발언이 핵심"이라며 "윤석열에 투표하면 김건희가 당선된다"고 전했다. 방송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7시간의 통화록에 담긴 "내가 정권 잡음 거기는 완전히 무사하지 못할 거야. 아마"라고 말한 부분에 문제를 제기한 것.
이어 "후보자의 배우자가 본인에게 과도한 의혹을 제기하는 매체들에 대해 지적하고,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캠프를 구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사를 영입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될 일이 아니다"며 "다음 주에도 MBC가 추가 보도 예정이라고 하니, 다음 주에는 정확히 어떤 부분이 어떤 이유로 문제되는 지도 언론사의 관점을 실어 보도하면 시청자의 이해가 더 쉬울 것 같다"고 방송 내용이 문제될 게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와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당내 경선을 펼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MBC를 향해 "시청자를 우롱하는 변죽만 울리고 시청률 장사만 잘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홍 의원은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종인 씨가 먹을 게 있으니 왔다는 말도 충격이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보수들은 바보라는 말도 충격"이라며 "조국 사태를 키운 건 민주당이라는 말의 뜻은 무엇인지 앞으로 나오겠지만, 곧 나올 전문을 보면 (당내) 경선때 (김 씨가) 총괄 지휘한 내용이 더 자세하게 나올 것"이라고 적었다.
김 씨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기생충"이라 칭한 것을 음소거 처리한 MBC에 대해 '가세연' 강용석 변호사는 "왜 기생충이라 하지 못하냐"고 저격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