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 물려줬나…지난해 하반기 부동산 증여, 예년 수준 '급감'

수증인 14만3954명 그쳐
2014년 상반기 이후 가장 적어
서울 강남구 강남세무서 앞의 세무사 사무실의 상속·증여 관련 간판.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 전국 부동산 수증인이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간 활발했던 부동산 증여 열풍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은 지난해 하반기 전국 부동산 수증인이 14만3954명에 그쳤다고 17일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 23만3114명에 비해 38.2%, 지난해 상반기 20만5793명에 비하면 30.0% 줄어든 수치다. 2010년 통계 집계 이후 반기 평균인 15만1374명보다도 적다.연령별로는 40세 미만 3만6901명, 40~59세 6만9544명, 60세 이상 3만7503명으로 조사됐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세 미만 수증인은 42.8%, 40~59세 수증인은 42.4%, 60세 이상 스중인은 21.5% 감소했다.

60세 이상 수증인이 40세 미만 수증인을 넘어선 것에 대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실 실장은 "수도권 중심으로 증여 받았던 40대 미만 수증의 특징을 감안하면, 수도권 부동산 증여 비중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 수증인 모두 크게 감소했다. 2021년 하반기 수도권 부동산 수증인은 2020년 하반기 7만6010명에서 50.1% 줄어든 3만7922명으로 나타났고, 지방 부동산 수증인은 2020년 하반기 15만7104명에서 2021년 하반기 10만6032명으로 32.5%감소했다.수도권 부동산 수증인은 2021년 하반기 40세 미만 1만3466명, 40~59세 1만6732명, 60세 이상 7724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하반기 대비 40세 미만이 53.5%로 가장 많이 줄었고 40~59세 50.6%, 60세 이상 41.6% 감소했다.
지방 부동산 수증인은 40세 미만 2만3435명, 40~59세 5만2812명, 60세 이상 2만9779명으로 집계됐다. 지방은 60세 이상 수증인이 40세 미만 수증인 보다 많은 현상이 지속됐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0세 미만은 34.1%, 40~59세 39.3%, 60세 이상 13.9% 감소해 감소폭도 수도권보다 낮았다.

직방은 40대 미만 수도권 부동산 수증인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며, 다주택자의 자녀 세대 부동산 증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함 실장은 "2020년과 2021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종부세 부담을 줄이려고 증여가 활발히 이루어졌지만, 2021년 하반기 이러한 추세가 줄었다"며 "자녀 세대로의 부동산 증여가 예년 수준으로 회귀했다"고 진단했다.그러면서 "부동산 증여를 계획하고 있던 보유자들이 일정부분 증여를 마무리하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대선에서 부동산 규제에 대한 정책공약이 발표되고 있는 만큼 절세 등의 목적으로 증여가 다시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