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신한은행, 4375억 규모 "미래사업 혈맹"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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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신한은행과 미래성장 디지털전환(DX) 사업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사업협약 체결식에는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사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이 참석했다.양측은 협업관계 강화를 위해 약 4375억원 씩을 들여 상대측 지분을 사들인다. 신한은행은 신한라이프생명보험, 신한금융투자 등과 함께 일본 NTT도코모가 보유하고 있었던 KT 주식 전량을 인수한다. KT 지분의 5.46% 수준이다.
신한 측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KT 지분 0.02%를 더하면 신한은 총 5.48% 지분을 보유한 KT 2대 주주가 된다.
그간 국민연금에 이어 KT 2대 주주였던 NTT도코모는 지배구조 개편 영향으로 KT 지분보유분을 전량 정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NTT도코모의 모기업 NTT가 NTT도코모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해서다. NTT는 약 4조엔(약 41조원)을 들여 NTT도코모 지분을 모두 흡수한 뒤 NTT도코모를 비상장기업으로 전환했다. KT는 신한지주 주식 4375억여원 어치(지분율 약 2.08%)를 취득한다. 협력주체인 신한은행이 비상장사인 까닭이다. 내년 1월까지 1년간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신한지주 주식을 사들이기로 했다. 금융회사에 돈을 맡기고 일정기간 주식 매입을 요청해놓는 방식이다. 신탁은 신한금투가 맡는다. KT 관계자는 "향후 금융사 한 곳에 신탁을 더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KT가 신한지주 주식을 사들이면 양사가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신한지주의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든다. 신한은행이 양사 지분협력에 따라 일부 주가 부양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두 회사는 이번 지분 협력을 통해 사실상 '혈맹'을 맺었다는 평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각각 상대 기업의 2~5%대 지분을 갖게 된 만큼 좋든 싫든 한동안 한 배를 타게 된 셈"이라며 "신성장 사업 위주로 협력관계를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양사는 인공지능(AI), 메타버스,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등 미래사업을 함꼐 벌일 계획이다. 일부 사업에 대해선 해외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KT는 "23개 공동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동력을 탄탄히 확보하기 위해 지분 교환을 벌였다"며 "양사가 국내 최대 테크-금융 동맹을 바탕으로 성장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KT 주가는 전일대비 0.48% 내린 주당 3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한지주 주식은 주당 3만8650원에 거래됐다. 전일대비 1.65% 낮다.
선한결/김대훈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