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악재 없다'…베일 벗은 김건희, 선거지원 앞당겨질까

'통화 공개로 오히려 국민 호감' 당내 평가…"등판 검토해야"
권영세 "어느 정도 시간 필요"…공개 행보 신중론 만만치 않아
국민의힘 내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7시간 통화' 논란을 비교적 무사히 넘겼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김씨의 공개 행보 시기가 앞당겨질지 주목된다.한 표라도 아쉬운 선거에서 배우자는 후보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지만, 그간 국민의힘은 여러 의혹의 대상이 된 김씨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을 부담스러워해 장막 뒤에 뒀다.

그러나 당 내에서는 최악의 대선 악재가 될 것으로 걱정했던 통화 논란이 '미풍'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에 따라 배우자 리스크를 계속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통화 공개로 김씨가 의도치 않게 국민 앞에 솔직한 모습을 드러냈고 그 반응이 우려만큼 나쁘지는 않으니 이제는 김씨가 슬슬 선거 운동에 시동을 걸어도 되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나온다.김씨가 자신감 있게 자기 의견을 밝히고 '쥴리 의혹' 등에 대해 직접 해명하면서 오히려 국민에게 호감으로 다가갔다는 평가도 내부적으로 나온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건희씨의 공개 활동 검토를 당연히 해야 한다"며 "(공개 활동에) 워낙 보수적인 선대위도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허위이력 등 그간 김씨를 둘러싼 여러 도덕적 논란이 국민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으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련 의혹도 아직 검찰 수사를 통해 해소되지 않았다.

김씨가 지난달 26일 각종 허위이력에 대해 사과하면서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조기 등판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17일 선대본부 회의 이후 김씨의 선거운동이 앞당겨지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지만 지난번 배우자가 사과하실 때 좀 더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으니까 어느 정도 시간은 필요한 게 아니냐 생각한다"고 답했다.아직 이번 통화 공개가 대선 여론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에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전날 MBC가 법원 결정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은 김씨 발언이 당초 통화를 녹음한 유튜브 매체 '서울의소리'를 통해 계속 공개되고 있어 향후 더 문제 소지가 있는 발언이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녹음을 통해 드러난 김씨의 이미지가 '이대남'(20대 남성) 등 일부 유권자들의 호감을 샀다고 하더라도 다수 국민이 '미래 영부인'에게 기대하는 모습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고 당 일각에서는 지적한다.

또 민주당은 통화 논란을 계기로 김씨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에 비유하는데 김씨가 전면에 나설 수록 이런 공세가 강화될 수도 있다.

김은혜 공보단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통상적으로 부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 외에는 그 어떤 것도 개입하거나 관여하고 있지 않다"며 "어떤 식으로든 최순실류로 엮는 것으로 보이는 시도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말했다.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향후 여론의 향배를 주시해가면서 김씨의 선거 지원 효과와 리스크를 저울질, 등판 시기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