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월드 "NFT 피규어로 새시장 열 것"

우리는 성장기업

메타버스 게임 속 동물 캐릭터
완구로 제작해 이용자에게 판매
온·오프라인 NFT활용 첫 사례로

아기상어 등 캐릭터 완구 대박
지난해 매출 1700억 넘어설 듯
홍기선 오로라월드 대표가 ‘유후와 친구들’ 캐릭터 인형을 소개하고 있다. 오로라월드 제공
완구산업과 캐릭터산업은 불가분의 관계다. TV 애니메이션 및 영화 등에서 인기를 끈 캐릭터가 완구시장에서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오로라월드는 1990년대 초부터 자체 캐릭터 개발에 뛰어든 국내 1위 캐릭터 완구회사다. 최근 메타버스 게임회사와 대체불가능토큰(NFT) 기반 완구 개발에 나서는 등 성장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완구 개발·생산·유통 수직계열화

오로라월드의 대표 캐릭터는 2007년 출시한 ‘유후와 친구들’이다. 사막여우, 갈라고 원숭이 등 멸종 위기 동물 캐릭터가 지구촌을 모험하는 게 브랜드의 중심 스토리다. 유후와 친구들 TV 애니메이션은 80여 개국에서 방영될 만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관련 완구 제품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2020년 기준 1억 개, 금액으로 따지면 1조원을 웃돈다.

오로라월드의 또 다른 주력 분야는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이다. CJ ENM의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시리즈, 유튜브 조회 수 세계 1위인 더핑크퐁컴퍼니의 ‘핑크퐁 아기상어’ 등 인기 캐릭터 판권을 빌려 완구를 제조·판매한다. 증권가는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이 사상 최대인 1700억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캐릭터 라이선스 신제품 출시 및 지난해 미국, 영국 등 해외법인 실적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오로라월드는 1981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봉제 인형 회사로 출발했다. 서울올림픽 이후 국내 임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단순 하도급 방식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이 회사는 자체 캐릭터 브랜드를 개발하는 한편 미국, 홍콩 등에 해외법인을 설립하며 직접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시장 조사 및 마케팅을 현지인에게 일임하면서 해외에 빠르게 안착했다.서울 본사를 중심으로 생산·판매법인을 수직계열화한 전략도 적중했다. 서울 본사는 전체 인력 140여 명 중 디자인 개발 인력이 40%를 차지할 정도로 디자인 역량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인도네시아 법인에서는 완구 제품을 생산하고 미국, 유럽, 홍콩 법인은 유통·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완구시장의 약 7%를 점유하는 등 전체 매출의 약 80%를 수출로 벌어들이고 있다.

세계 최초 게임 NFT 완구 개발

오로라월드는 2020년 마스크 제조·유통 사업에도 진출했다. 기존 글로벌 판매법인이 구축한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국내 생산 마스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 NFT 분야에도 도전장을 냈다. 지난 10일 클레이튼 기반의 P2E(play to earn) 게임 ‘쉽팜인메타랜드(Sheepfarm in Meta-land)’ 개발사인 나이팅게일 인터랙티브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이 게임은 메타버스로 구현된 뉴질랜드 목초지를 분양받아 가상의 양을 키우는 게임이다. 게임 개발사는 유저가 소유한 반려양을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NFT로 출시하고, 오로라월드는 이를 실물 피규어로 개발해 게임 유저에게 제공한다.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게임 NFT가 활용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업무 협약 당일 오로라월드 주가는 장중 한때 최고 1만2150원까지 올랐다. 작년 7월 12일(1만2500원)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김용연 오로라월드 상무는 “40년간 쌓은 캐릭터 완구 역량과 탄탄한 글로벌 판매망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