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의 도전…"친환경에너지社로 변신"

기존 건설·플랜트 회사 탈피
수소·초소형원자로 비중 확대
2025년 신사업이 전체 매출 10%
건설·플랜트 중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블루수소(청정수소), 초소형원전(MMR)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2025년까지 전체 매출의 10%를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 저감과 청정수소 생산 중심으로 신사업 비중을 확대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이 회사의 지난해 사업 비중은 △플랜트·인프라 45.5% △건축·주택 43.5% △자산관리 및 기타 11.0% 등이다. 해외 플랜트와 국내 주택 중심 건설사에서 벗어나 향후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늘려 신사업부문에서 영업이익률 2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청정수소 사업에 공을 들이는 건 세계적 수요 증가로 시장성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0년 9000만t 규모였던 세계 수소 수요량은 2030년 2억t, 2050년엔 5억3000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암모니아 청정수소 생산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차세대 친환경 원료인 암모니아를 자발적 전기화학 반응으로 분해해 이산화탄소 발생 없이 고순도(99.9%)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컨테이너 1개 규모 설비에서 하루 수소 300㎏을 생산할 수 있다.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 약 5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최근 미국 USNC사의 4세대 MMR 글로벌 EPC(설계·조달·시공) 독점권을 확보한 것도 친환경 사업 다각화의 주요 축이다. 4세대 초소형 원전은 750도 고온열을 활용해 전력과 공정열, 청정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마이크로 캡슐화 세라믹 삼중 코팅 핵연료 기술로 섭씨 1800도에서도 방사성 물질 누출 가능성이 없다. 올해 캐나다 토론토에서 MMR실증 플랜트 건설에 착수한다.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 사업도 추진 중이다. 연간 10만t 규모의 폐플라스틱은 열분해 및 가스화 공정을 통해 수소 2만2000t을 생산할 수 있다. 수소차 18만 대가 1년간 운행(연간 1만4000㎞ 운행 기준)할 수 있는 규모다. 여기서 발생한 이산화탄소까지 포집 및 자원화 기술을 적용해 수소, 탄산염 등으로 다시 재활용한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사진)이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신사업을 전담하는 ‘G2E 사업부’를 출범시킨 데 이어 지난 1월 수소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수소사업추진팀’을 G2E사업부 산하에 배속시켰다. 지난해 글로벌 녹색에너지 개발투자 전문기업인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과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공동 개발을 위해 손을 잡는 등 협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청정수소 생산기술 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를 바탕으로 회사의 매출 구조를 장기적으로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다음달 코스피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