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오미크론과 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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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세닉스바이오테크 대표·서울대병원 교수 lshmd09@naver.com코로나19 팬데믹이 만 2년을 넘어간다. 해외 상황을 보면 한두 달 안에 전 국민이 오미크론 변이에 노출되는 것은 기정사실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오미크론 대유행이라는 거대한 해일 앞에서 개인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의사인 필자 입장에서 예민한 이슈는 제외하고, 코로나19를 개인 수준에서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간단히 알려드릴까 한다.
오미크론은 다른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로 전염력이 대폭 상승한 반면, 중증도 악화 가능성은 상당히 떨어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중증 가능성이 작다는데 ‘그까짓 거 걸리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본인은 가볍게 걸려도 집안 어른들에게 이를 옮기는 메신저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고, 중증은 아니어도 미각·후각 손실 후유증으로 고생할 수도 있으니 가급적 별 탈 없이 면역력을 얻는 게 최선이다.감염질환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전제는 첫째, 감염질환의 중증도는 바이러스 공격과 인체 방어 사이의 힘겨루기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다. 둘째, 바이러스의 공격력은 바이러스의 체내 침투량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셋째, 면역력은 개인의 컨디션에 따라 매일 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바이러스 침투량이 많아도 방어력이 강하다면 가벼운 증상으로 넘어갈 수 있고, 반대로 소량의 바이러스가 들어왔다고 해도 방어력이 낮으면 심각한 중증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우리는 밖에 나오면 오미크론 변이와 무조건 만날 것이라고 전제해야 한다. 오미크론의 현재 전파력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거의 모든 곳에 바이러스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바이러스는 체내에 들어온 뒤 대개 수면 중에 체온 하락과 함께 면역력이 떨어질 때 증식하면서 바이러스의 양을 증폭시킨다. 감기에 걸리면 아침에 일어날 때 목이 칼칼함을 느끼면서 초기 증상을 경험하지 않는가. 수면 시간이 바이러스 증식의 최적 기회이니 우리는 반대로 이를 잘 차단하기 위한 방책이 필요하다.
오미크론의 침투를 이기는 방법의 전제는 첫째 바이러스 침투량을 최대한 줄여서 공격력 낮추기, 둘째 우리 몸의 면역력을 최대한 높여서 방어력을 극대화하기가 되겠다. 평소 틈나는 대로 손을 소독하는 것 외에도 집에 귀가한 후에는 △가급적 모든 옷을 바로 벗고 집에서만 입는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반드시 전신 샤워를 한다 △샤워와 함께 양치와 가글을 한다. 자기 전에 한 번 더 하면 좋다 △잘 때는 몸을 따뜻하게, 특히 목 부위 보온에 신경 쓴다. 이렇게 하면 외부에서 묻어온 바이러스를 최대한 몸에서 털어내고, 자는 동안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우리 모두 오미크론 변이에 걸릴 수밖에 없다면 최대한 안 아프게 걸려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