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재난 수습 도구인가"…거리로 나선 소방관들

현장지휘능력 강화·노조 참여한 합동조사단 요구…청와대에 의견서 전달

평택 신축 냉동창고 화재로 소방관 3명이 순직한 가운데 소방공무원 노조가 청와대 앞에서 "더는 죽기 싫다"며 재발 방지책을 요구했다. 공무원 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고 평택 화재에 대한 진상조사와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현장에는 방호복과 소방근무복을 입은 조합원 250여명이 참여했다.

노조는 "재난 현장에서 활동 중 부상을 당한 소방관 수는 2013년 333명을 시작으로 2020년 1천6명에 이르는 등 지난 7년간 단 한 차례도 줄지 않고 늘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도 소방조직 지휘관에게 책임을 물었던 적은 한 번도 없고 지휘부의 입맛대로 소방공무원의 희생을 재단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방공무원 또한 헌법에서 보장하는 생존권과 행복추구권을 누려야 하지만 소방공무원은 인간이 아닌 하나의 도구로 취급되고 있는 것이 명백하다"면서 "소방공무원은 국민이 아닌가, 소방공무원은 재난 현장을 수습하는 도구일 뿐인가"라고 말했다.

이들은 ▲ 소방노조가 참여하는 평택 화재 합동조사단 구성 ▲ 현장 지휘 능력 강화를 위한 소방행정·현장대원 분리 채용 ▲ 교대근무 체계 개선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청와대에 요구안을 담은 의견서를 전달하고 정부서울청사로 행진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6일 경기 평택의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현장에 투입된 이형석(50) 소방경, 박수동(31) 소방장, 조우찬(25) 소방교 등 소방관 3명이 순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