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욕설 녹취록'에 거듭 사과…野 "언어 성폭력 수준"

이재명 "그분 정신적으로 안 좋은 상태였어"
"정신질환 치료하고자 진단 요청했던 것"

野 "李 욕설, 보통 사람 상상력 뛰어 넘어"
"정신병원 입원 압박…의혹 사라지지 않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자신의 '욕설 녹취록'이 공개된 것을 두고 재차 "제가 부족했다"며 사과했다. 국민의힘은 "욕설이 아닌 언어 성폭력"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는 19일 서울 동작구 동작노인회관에서 열린 어르신 정책 공약 발표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그분(이재선 씨·셋째 형)이 정상적인 사람인 상태, 정신적으로 정말 표현하기 어려운데 그런 안 좋은 상태에 있었다"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씀드린다"고 했다.그는 "상식 밖의 정신질환으로 부모에게 도저히 인간으로서 감내할 수 없는 폭력과 패륜을 저지른 그분은 떠나고 없다"며 "녹음 내용 전체를 보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자식 때문에 집에 못 들어오고 이 집 저 집 돌아다니셨으며 심지어 보통의 여성으로서는 들을 수 없는 패륜적 겁박을 자식한테 듣고 두려워했다"며 "폭행당해서 경찰에 자식을 신고하고, 어떻게든 치료해 보려고 진단과 검사를 요청했던 가족의 어려움과 고통을 이해해달라"고 부연했다.

이어 "제가 형님 부부를 쫓아다닌 것은 어머니 때문이었다"며 "치료는 불가능하고 일은 계속 벌어지니 저로서는 선택할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굿바이 이재명' 저자 장영하 변호사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전날 공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형수 통화 중 욕설이 담긴 음성파일 일부분을 들려주고 있다. / 사진=뉴스1
국민의힘은 욕설 녹취록을 두고 이 후보를 향해 맹공을 펼쳤다. 원일희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후보가 전화로 형과 형수에게 반복적으로 퍼부은 내용은 언론이 간접 인용조차 하기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원 대변인은 "상식을 갖고 세상을 사는 보통 사람이 지닌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며 "모멸적이고 충격적인 표현은 모두 'X' 표시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후보 녹취록에 대한 적확한 표현은 더는 '이재명 욕설'이 아니다. '언어 성폭력'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라며 "형에게 정신병원 입원을 압박하는 듯한 대목 역시 글로 전달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친형 강제입원' 의혹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라고 강조했다.한편 이 후보와 셋째 형 고(故) 이재선 씨의 갈등을 다룬 '굿바이, 이재명'의 저자 장영하 변호사는 지난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가 욕설하는 내용이 담긴 미공개 통화 녹음 파일 35건을 공개했다. 공개된 파일에는 이 후보가 통화에서 형인 이재선 씨와 형수인 박인복 씨에게 욕설하면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겠다고 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후보는 이날에도 "공인으로서 이런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한다"며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 일이니 국민께서 용서해주면 고맙겠다"며 '욕설 녹취록'에 대해 사과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