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교서 음란행위 20대男 2심서 '무죄'…"목격자 진술 신빙성 부족"

"제출 증거만으로 음란행위 입증할 수 없어"
청주지법 형사항소2부(오창섭 부장판사)는 공연음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6)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육교와 버스정류장 등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항소2부(오창섭 부장판사)는 공연음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6)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7월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의 버스정류장과 육교 위에서 바지를 내린 채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목격자 진술과 촬영된 사진 등을 보면 음란행위가 인정된다"면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범행을 전면 부인하던 A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목격자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목격자가 범인을 혼동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한 것이다.

2심 재판부는 "목격자는 당시 수사기관에서 A씨가 바지 지퍼를 내린 채 음란행위를 했다고 진술했지만 A씨는 지퍼가 달리지 않은 운동복 반바지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기관에서 범인이 자신에게 다가오려 했다고 진술했던 목격자가 법정 진술에서는 이를 번복하는 등 신빙성이 떨어진다"면서 "목격자는 현장을 이탈했다가 7~8분 뒤 친구들과 함께 돌아와 A씨의 뒷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다"고 덧붙였다.

그 사이 범인과 유사한 복장을 한 A씨가 현장을 통행했고, 범인을 혼동했을 가능성을 완저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목격자와 그 친구들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점도 무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이런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음란행위를 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일시, 장소에서 음란한 행위를 했다고 입증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