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우크라니아 사태 관련 안전보장 제안 수용돼야"

우크라 긴장 고조 속 독일 외무장관과 양자 회담
에르도안도 러 군사적 행동 경고…"선택지 아냐"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자국의 안전보장 요구가 수용돼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아날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과의 양자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 부근에 10만 명 규모의 병력을 집결시키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와 서방측은 지난주 스위스 제네바와 벨기에 브뤼셀, 오스트리아 빈 등에서 연쇄 접촉해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회담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영구 불가를 포함한 완전한 안전 보장을 요구했으나 서방권은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은 관련 협상을 지속하려면 자국 요구에 대한 서방측의 답변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AFP는 분석했다. 독일의 배어복 장관도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재개를 재차 촉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러시아 두 당사국에 더해 독일·프랑스가 중재국으로 참여하는 '노르망디 형식' 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배어복 장관은 전날 우크라이나 키예프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사태 해결의 유일한 해법"이라며 이러한 대화 테이블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러시아가 요구하는 안전 보장에 대해서도 "유럽 모두에게 안보를 제공하는 상호 합의를 이루기 위해 진지하게 대화할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자국이 추구하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값비싼 경제적 대가를 치를 준비가 돼 있다며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이는 유사시 러시아가 자국과 연결한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를 잠그는 최악의 상황도 감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런 가운데 나토 일원인 터키도 러시아를 겨냥한 공세에 가세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발칸반도 국가를 방문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알바니아 방문을 수행하는 자국 언론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적인 선택지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는 평범하지 않은, 강한 국가"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긴장 완화를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터키는 최근 우크라이나군에 전투용 드론을 제공해 러시아로부터 반발을 산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