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이재명 욕설 들어보라, 괜찮은 인간"…野 "유유상종"

장영하, 이재명 욕설 녹취 공개
황교익 "오해 풀 수 있어 잘된 일"

국민의힘 "궤변으로 국민 기만 말라"
"황교익 몰상식 심히 우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사진=뉴스1
국민의힘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욕설이 담긴 통화 녹음이 공개된 것을 두고 "오해를 풀 수 있어 잘된 일"이라고 두둔한 것과 관련, "유유상종"이라고 비판했다.

백지원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근부대변인은 19일 논평을 내고 "이 후보의 패륜적 행태, 더 이상 궤변으로 국민을 기만하지 말라"며 "이 후보의 측근 황 씨가 욕설 파일 공개에 대해 '오히려 잘된 일'이라며 듣기를 독려했다"고 운을 뗐다.백 대변인은 "황 씨는 작년 쿠팡 화재 참사 당시 이 후보와 다정하게 떡볶이 먹방을 찍기도 했던 끈끈한 사이로, 수년 전부터 이 후보의 패륜적 언행을 '이해된다'라며 두둔해 왔다"며 "이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황 씨를 경기관광공사에 내정해 보은 인사 논란을 일으켰으며 그는 당시 이를 비판하는 국민들을 향해 '인간도 아닌 짐승'이라 비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는 황 씨가 지난해 8월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뒤, 이낙연 전 대표 측으로부터 집중 공세를 받자 "이낙연 측 사람들은 인간도 아닌 짐승", "일베들이 하는 짓을 하는 짐승들" 등이라고 발언한 것을 끄집어낸 것이다.

백 대변인은 "저급한 언행까지 서로 꼭 닮은 유유상종"이라며 "패륜적 언행을 일삼는 이를 '스스로 바르게 잘 자란 인간'이라 평하는 맛 칼럼니스트 황 씨의 몰상식이 심히 우려된다"고 했다.이어 "말은 인격의 거울이고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 했다"며 "자신의 언행조차 단정히 하지 못하는 이가 어떻게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책임져야 할 대통령직을 욕심낸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인륜적 망발을 일삼는 자격미달자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운 것에 대해 국민께 사죄하지는 못할망정, 급기야 '이재명을 이해하자'라며 국민께 꾹 참고 듣기를 요구하는 뻔뻔스러운 작태가 참으로 한심스럽다"며 "명백한 잘못까지 감싸며 미래 권력에 충정을 맹세하고 싶은 것인가. 더 이상 저열한 궤변으로 국민을 기만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굿바이 이재명' 저자 장영하 변호사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전날 공개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형수 통화 중 욕설이 담긴 음성파일 일부분을 들려주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 후보와 그의 친형 재선 씨의 갈등을 다룬 '굿바이, 이재명'의 저자 장영하 변호사는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가 욕설하는 내용이 담긴 미공개 통화 녹음 파일 35건을 공개한 바 있다. 공개된 파일에는 이 후보가 통화에서 재선 씨와 형수인 박인복 씨에게 욕설하면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겠다고 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이후 황 씨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해를 풀 수 있어 잘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이 후보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대선이 끝나면 경선 상대에 대해 서로 무덤덤해지는 게 정상인데 이 후보의 경우는 독특했다"며 "민주당 내에서 그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들이 많았다"고 했다.

황 씨는 "왜 이러는지 궁금해 이 후보의 온갖 자료를 가져와 검토했다"며 "욕설은 그 부분만 들으면 '뭐 이런 사람이 있나' 싶지만 전체를 들으면 그가 왜 욕을 입에 올리게 됐는지 이해하게 된다. 안 들어본 사람은 꼭 들어보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 후보의 삶 정도도 이해를 못 하면 이 세상의 그 어떤 인간의 삶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극빈의 가정에서 태어나 힘들게 살았지만 스스로 바르게 잘 자랐으며 대통령이 되지 않는다 해도, 정치를 하지 않는다 해도 괜찮은 인간"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이 후보의 욕설 파일을 듣는 게 고통스러울 것이다. 나와 관련이 없어도 욕은 듣는 것만으로 기분이 안 좋다"면서도 "꾹 참고 전체를 들어봐야 한다. 적어도 오해는 풀릴 것이며 그러고 난 뒤 누구에게 내 주권을 맡길지 결정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후보는 "공인으로서 이런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한다"며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 일이니 국민께서 용서해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