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ESG 바람 타고 등장한 '무늬만 친환경'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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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워싱 : green washing지난해 한 대형 커피전문점이 다회용 컵을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벌여 인기를 누렸다.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그런데 곧바로 환경단체들로부터 ‘그린 워싱(green washing)’의 전형적 사례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회사가 나눠준 다회용 컵은 몇 번 쓰면 버려야 하는 플라스틱 소재여서 사실상 또 다른 일회용품 쓰레기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한 화장품업체는 플라스틱병을 종이로 감싸놓고 ‘종이병’이라고 표시한 사실이 드러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다회용 컵, 친환경일까
그린 워싱이란 기업이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활동을 하면서도 마치 친환경을 추구하는 것처럼 홍보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말로는 ‘위장 환경주의’라고 부른다.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경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친환경 이미지 세탁’을 노리는 일부 기업의 행태를 꼬집은 용어다.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제품 생산부터 서비스, 투자 활동까지 전 과정에 걸쳐 해당 기업의 산업 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그린 워싱을 구분해 내야 한다”고 말했다.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는 자신들이 이산화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항공사라고 광고했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국내 석탄발전소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설비’, ‘친환경 저원가 발전소’ 같은 문구를 광고에 썼다가 그린피스 등으로부터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소당한 사례도 있다.이런 무리수가 등장하는 이유는 ESG가 기업의 마케팅은 물론 자금 조달 등에도 영향을 주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대응이나 환경친화적 사업에 투자할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을 녹색채권(green bond)이라고 한다. 세계 녹색채권 발행 규모는 2015년 500억달러(약 60조원)에서 지난해 2500억달러(약 300조원)로 급증했다. 하지만 국제기후채권기구(CBI) 조사에 따르면 녹색채권 발행 주체 중 자금 이용내역과 환경 영향을 모두 공시한 사례는 57%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