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실패한 반등…확산되는 1분기 조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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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9일 뉴욕 증시 요약>
★주가 반등 시도 실패/ S&P500 0.97%↓
★계속되는 긴축 공포
★1월 FOMC, 테이퍼링 종료?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반등 시도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지난 며칠 주가 급락의 원인이 됐던 금리가 소폭 하락했지만, 증시는 여전히 불안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것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저물가 시대가 이어지면서 Fed는 통화정책 정상화 차원에서 금리를 올렸었지, 물가를 잡기 위해서 금리를 올린 적이 없다. 지금 물가는 7%에 달하고 있다. 얼마나 올려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Fed는 플레이북이 없다. 그래서 혼란스러운 것이고 그런 혼란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맞습니다. 시장은 불안합니다. 그래서인지 다음 주 25~26일 열리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를 앞두고 별별 관측이 다 나오고 있습니다. 1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설, 테이퍼링 종료를 앞당길 것이란 관측이 있습니다. 월가의 유명 투자자인 빌 애커먼이 3월 50bp 인상을 주장했다는 사실은 전날 전해드렸습니다. 시장 일부에서도 이런 공격적 베팅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코너스톤매크로이코노믹스는 "Fed는 지난 22년간 50bp 금리를 올린 적이 없다. 지금 Fed가 그런 일을 벌일 정도로 공격적일지는 꽤 의심스럽다"라고 밝혔습니다. Fed가 50bp를 올린 것은 닷컴버블이 터지던 2000년이 마지막이었습니다.짐 비앙코 비앙코리서치 설립자는 "Fed가 얼마나 금리를 올려야 할지에 대한 논란이 많다. 나는 이런 상황이라면 다음 주 FOMC에서 당장 양적 완화(QE)를 종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더 한 달에 수백억 달러씩 채권을 매입할 이유가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데이비드 쿠들라 메인스테이캐피털 설립자도 "Fed가 왜 아직도 채권을 사고 있는가. 당장 QE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월가 관계자는 "이미 2월 중순까지 채권매입 일정을 발표했고, 중단한다면 3월 중순이 아니라 2월 중순에 한 달 빨리 중단하는 것"이라며 "Fed가 이런 결정을 내린다면 당장 2월에 뭘 할지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즉 2월에 예정에 없던 긴급 FOMC를 열어 금리를 높일 수 있다는 억측이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관계자는 "제롬 파월 의장은 그동안 시장과의 투명하게 의사소통하겠다고 수차례 약속했는데 이를 깨는 것인 만큼, 그렇게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JP모간의 밥 미셸 글로벌 채권 총괄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Fed가 경제를 연착륙시키려면 우선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집중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금리 인상주기에서 Fed의 기준금리가 최소 3%에 가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 이상 기준금리를 높이지 않으면 7% 수준의 물가를 잡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기준금리가 3%가 된다면 10년물 금리는 최소 2%대 후반은 될 것입니다. 밤새 대서양 건너편인 유럽에서도 금리 상승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우선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월 5.4%에 달해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ING는 "영국의 물가가 오는 4월 6.5%까지 오를 것"이라면서 "영란은행(영국의 중앙은행)이 2월에 다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라고 예상했습니다. 영란은행은 지난해 12월 G7 선진국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정책금리를 15bp 인상했었습니다. 또 독일의 국채죠. 분드 10년물 금리가 계속 상승해 이날 0.02%까지 기록했습니다. 지난 2019년 5월 이후 거의 3년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권에 진입했습니다. 유로존 물가도 5% 넘게 치솟고 있는 데다, 유럽중앙은행이 오는 3월 팬데믹 때 마련한 채권매입프로그램인 PEPP를 종료할 예정인 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너스 금리의 세계 국채가 2020년 팬데믹이 터진 뒤 가장 적은 수준인 9조 달러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 국채는 2020년 12월에 18조 달러 규모가 넘기도 했었습니다. 한마디로 쉬운 돈(easy money)의 시대가 점점 끝나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유럽의 소식은 다시 미국 채권 시장을 자극하면서 이날 새벽 한때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1.9%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90%를 찍은 뒤 국채 금리는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국채 선물 시장에서 1.90% 수준에 돈이 몰려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2.0%까지 오르기 전에 1.9%에서 일차적으로 저항을 받을 것이란 베팅이 많은 겁니다. 1.9% 벽에 부닥친 10년물 금리는 1.84% 수준에 머물다 오후 1시 1.825%까지 추가 하락했습니다. 미국 재무부가 실시한 20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많은 게 확인된 뒤였습니다. 낙찰금리는 경매 당시 시장금리인 2.225%보다 1.5bp(1bp=0.01%포인트)나 낮은 2.210%로 결정됐습니다. 응찰률이 2.48배에 달해 이전 여섯 번 평균인 2.39배를 웃돌았고 외국인 투자자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응찰이 66%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금리가 안정되면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2~0.5%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전날 1~2%에 달하던 하락 폭을 고려하면 반등의 폭은 크지 않았습니다. 반등 시도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오후 2시께부터는 내림세로 접어들었습니다. 결국, 다우는 0.96%, S&P500 지수는 0.97%, 나스닥은 1.15% 하락했습니다.이날 하락으로 주요 지수의 기술적 지지선이 줄줄이 깨졌습니다. S&P와 다우는 1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나스닥은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에서 마감되었습니다. 또 S&P500 지수는 최고점에서 5% 떨어졌고, 나스닥은 10.5% 하락해 조정 국면에 들어갔습니다. 나스닥은 전날 2020년 4월 21일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동평균선(14734) 아래에서 마감했습니다. 이날 종가는 이날 14340입니다. 펀드스트랫의 마크 뉴튼 수석 기술분석가는 "주식은 반등까지 2주 정도 남았다고 생각한다. 나스닥은 작년 10월 저점인 14181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S&P500 지수도 4450~4495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날 채권 가격이 기술적으로 반등하면서 시장 관심은 기업 실적에 쏠렸습니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다른 은행들처럼 월가 예상을 웃도는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지난해 1년간 인건비는 18% 증가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0% 증가했습니다. 인건비가 올랐지만 20~30% 증가한 골드만삭스, JP모간만큼은 아니었습니다.
P&G의 실적 발표에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P&G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6% 증가했습니다. 이중 제품 가격을 인상한 효과가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주당순이익(EPS)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마진은 줄어든 것입니다. 경영진은 가격 인상이 2022년 내내 계속될 것이라며 공급망 혼란, 인건비, 물류, 원자재 비용이 계속 늘어나더라도 다음 분기에 더 나은 실적을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은 더 높은 가격을 수용하고 있으며, 좀 더 고급제품으로 소비를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P&G의 주가는 이날 3.3%나 급등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아직은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을 수용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계속 제품 가격 인상이 가능할지는 의심스럽다"라면서 "어쨌든 마진을 지킬 수는 있지만, 더 확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4분기 어닝시즌은 순조롭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분기별 실적을 보고한 44개의 S&P500 기업 중 거의 73%가 월가 기대치를 상회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지난 3분기 88%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그리고 이익 추정치를 상회한 폭도 7.4%에 그쳐 3분기의 15%보다 낮습니다. CNBC의 밥 바사니 주식평론가는 "기업 이익이 평균으로 회귀하는 것 같다. 정상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통화정책이 정상화되고, 그리고 기업 이익도 정상화되고 있는 겁니다. 이에 따라 팬데믹 시대의 높은 주식 밸류에이션도 정상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18일자 보고서에서 미국 주식에 대한 전망을 강세에서 중립으로 낮췄습니다. 15개월 동안 유지하던 강세 전망을 바꾼 것입니다. 네드데이비스는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주식 비중을 약간 줄여 5%를 현금으로 확보하고 포트폴리오는 대형주 위주로 바꾸라고 조언했습니다. 이는 채권 금리가 충분히 주식 밸류에이션을 압박하기 시작할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커졌고, Fed의 긴축 움직임으로 경제 사이클도 좀 더 빨리 성숙해질 것이라고 예상입니다. 또 기업 이익(EPS) 증가율이 작년 기록적인 65% 수준에서 올해 9%로 낮아질 것이라며, 이익 증가율이 감소하면서 주가의 하락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네드데이비스는 이번 전망에 대해 "완전한 약세로 시각을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여전히 올해 S&P500 지수는 5~7% 수준의 플러스 수익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며, 채권에 비해 주식이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은 유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증권사 스티펠도 어제자 보고서에서 증시가 약세장으로 전환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S&P500 지수가 4200, 즉 작년 고점 4800에서 12.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점은 아마도 1분기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스티펠은 "미국의 10년물 인플레이션 연동국채(TIPS)의 금리가 작년 말 -1.1%에서 최근 -0.6% 수준으로 높아졌다"라며 "이런 실질 금리 상승은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 상승에 훨씬 부정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S&P500 기업들의 EPS 추정도 부풀려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재정부양책 후퇴로 인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1분기 경기순환주를 줄이고 경기방어주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했습니다.
스티펠은 "만약 S&P500 지수가 10% 넘게 조정을 받았다고 해서 Fed가 예상되는 긴축 정책을 상당수 취소할 경우, 지난 100년을 통틀어 세 번째 거품이 만들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스티펠은 "당장 그런 일이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거품은 결국 잘못된 정책적 선택의 산물"이라며 "과거 두 번의 버블(1929년, 2000년)의 경우 거품이 터진 뒤 '잃어버린 10년'을 겪었다"라고 강조했습니다.그동안 지속해서 조정론을 제시해온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Fed가 곡선 뒤에 있고 극적으로 높아진 인플레이션을 서둘러 따라잡을 필요가 있다. 올해 25bp씩 네 차례 금리를 인상하고 오는 7월까지 대차대조표 감축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더 높은 장기 금리와 더 높은 주식 위험 프리미엄의 조합으로 인해 주식 밸류에이션이 올해 낮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탓에 S&P500 지수는 올해 상반기에 10~20%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는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이 18배 수준까지 내려오면서 연말 지수가 440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는 21배 수준입니다.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도 많습니다.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채권 CIO는 CNBC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 경제는 명목 성장률 기준으로 7% 이상 성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 매출도 7% 이상 증가할 수 있고 운영레버리지 등을 통하면 쉽게 12~15% 이익 증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7~12%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긴축과 관련하여 더 명확한 그림이 필요하다. 다음 몇 번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꽤 높게 나올 것인데, Fed가 얼마나 빨리 갈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라면서도 "앞으로 인플레이션 압력 중 일부가 개선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일부가 끈끈한 상태를 유지하겠지만 극한 수준에서 벗어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위안을 줄 것이지만 시간이 조금 걸리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UBS는 "시장이 긴축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올 것이라는 Fed의 신호를 소화함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라며 "그러나 Fed가 이르면 3월에 금리를 인상하고 올해 세 번 인상할 것으로 보지만, 이러한 인상 속도만으로는 기업 이익 성장이나 주식 랠리를 방해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UBS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6월까지 약 2%, 연말까지 2.1%로 소폭 상승하겠지만 더 이상의 급격한 상승은 기대하지 않는다"라며 "연 1%를 넘긴 2년물 국채 금리의 가격이 너무 공격적으로 책정됐다고 생각하며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주가 반등 시도 실패/ S&P500 0.97%↓
★계속되는 긴축 공포
★1월 FOMC, 테이퍼링 종료?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반등 시도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지난 며칠 주가 급락의 원인이 됐던 금리가 소폭 하락했지만, 증시는 여전히 불안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것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저물가 시대가 이어지면서 Fed는 통화정책 정상화 차원에서 금리를 올렸었지, 물가를 잡기 위해서 금리를 올린 적이 없다. 지금 물가는 7%에 달하고 있다. 얼마나 올려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Fed는 플레이북이 없다. 그래서 혼란스러운 것이고 그런 혼란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맞습니다. 시장은 불안합니다. 그래서인지 다음 주 25~26일 열리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를 앞두고 별별 관측이 다 나오고 있습니다. 1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설, 테이퍼링 종료를 앞당길 것이란 관측이 있습니다. 월가의 유명 투자자인 빌 애커먼이 3월 50bp 인상을 주장했다는 사실은 전날 전해드렸습니다. 시장 일부에서도 이런 공격적 베팅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코너스톤매크로이코노믹스는 "Fed는 지난 22년간 50bp 금리를 올린 적이 없다. 지금 Fed가 그런 일을 벌일 정도로 공격적일지는 꽤 의심스럽다"라고 밝혔습니다. Fed가 50bp를 올린 것은 닷컴버블이 터지던 2000년이 마지막이었습니다.짐 비앙코 비앙코리서치 설립자는 "Fed가 얼마나 금리를 올려야 할지에 대한 논란이 많다. 나는 이런 상황이라면 다음 주 FOMC에서 당장 양적 완화(QE)를 종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더 한 달에 수백억 달러씩 채권을 매입할 이유가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데이비드 쿠들라 메인스테이캐피털 설립자도 "Fed가 왜 아직도 채권을 사고 있는가. 당장 QE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월가 관계자는 "이미 2월 중순까지 채권매입 일정을 발표했고, 중단한다면 3월 중순이 아니라 2월 중순에 한 달 빨리 중단하는 것"이라며 "Fed가 이런 결정을 내린다면 당장 2월에 뭘 할지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즉 2월에 예정에 없던 긴급 FOMC를 열어 금리를 높일 수 있다는 억측이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관계자는 "제롬 파월 의장은 그동안 시장과의 투명하게 의사소통하겠다고 수차례 약속했는데 이를 깨는 것인 만큼, 그렇게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JP모간의 밥 미셸 글로벌 채권 총괄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Fed가 경제를 연착륙시키려면 우선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집중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금리 인상주기에서 Fed의 기준금리가 최소 3%에 가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 이상 기준금리를 높이지 않으면 7% 수준의 물가를 잡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기준금리가 3%가 된다면 10년물 금리는 최소 2%대 후반은 될 것입니다. 밤새 대서양 건너편인 유럽에서도 금리 상승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우선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월 5.4%에 달해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ING는 "영국의 물가가 오는 4월 6.5%까지 오를 것"이라면서 "영란은행(영국의 중앙은행)이 2월에 다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라고 예상했습니다. 영란은행은 지난해 12월 G7 선진국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정책금리를 15bp 인상했었습니다. 또 독일의 국채죠. 분드 10년물 금리가 계속 상승해 이날 0.02%까지 기록했습니다. 지난 2019년 5월 이후 거의 3년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권에 진입했습니다. 유로존 물가도 5% 넘게 치솟고 있는 데다, 유럽중앙은행이 오는 3월 팬데믹 때 마련한 채권매입프로그램인 PEPP를 종료할 예정인 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너스 금리의 세계 국채가 2020년 팬데믹이 터진 뒤 가장 적은 수준인 9조 달러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 국채는 2020년 12월에 18조 달러 규모가 넘기도 했었습니다. 한마디로 쉬운 돈(easy money)의 시대가 점점 끝나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유럽의 소식은 다시 미국 채권 시장을 자극하면서 이날 새벽 한때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1.9%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90%를 찍은 뒤 국채 금리는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국채 선물 시장에서 1.90% 수준에 돈이 몰려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2.0%까지 오르기 전에 1.9%에서 일차적으로 저항을 받을 것이란 베팅이 많은 겁니다. 1.9% 벽에 부닥친 10년물 금리는 1.84% 수준에 머물다 오후 1시 1.825%까지 추가 하락했습니다. 미국 재무부가 실시한 20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많은 게 확인된 뒤였습니다. 낙찰금리는 경매 당시 시장금리인 2.225%보다 1.5bp(1bp=0.01%포인트)나 낮은 2.210%로 결정됐습니다. 응찰률이 2.48배에 달해 이전 여섯 번 평균인 2.39배를 웃돌았고 외국인 투자자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응찰이 66%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금리가 안정되면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2~0.5%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전날 1~2%에 달하던 하락 폭을 고려하면 반등의 폭은 크지 않았습니다. 반등 시도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오후 2시께부터는 내림세로 접어들었습니다. 결국, 다우는 0.96%, S&P500 지수는 0.97%, 나스닥은 1.15% 하락했습니다.이날 하락으로 주요 지수의 기술적 지지선이 줄줄이 깨졌습니다. S&P와 다우는 1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나스닥은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에서 마감되었습니다. 또 S&P500 지수는 최고점에서 5% 떨어졌고, 나스닥은 10.5% 하락해 조정 국면에 들어갔습니다. 나스닥은 전날 2020년 4월 21일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동평균선(14734) 아래에서 마감했습니다. 이날 종가는 이날 14340입니다. 펀드스트랫의 마크 뉴튼 수석 기술분석가는 "주식은 반등까지 2주 정도 남았다고 생각한다. 나스닥은 작년 10월 저점인 14181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S&P500 지수도 4450~4495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날 채권 가격이 기술적으로 반등하면서 시장 관심은 기업 실적에 쏠렸습니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다른 은행들처럼 월가 예상을 웃도는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지난해 1년간 인건비는 18% 증가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0% 증가했습니다. 인건비가 올랐지만 20~30% 증가한 골드만삭스, JP모간만큼은 아니었습니다.
P&G의 실적 발표에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P&G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6% 증가했습니다. 이중 제품 가격을 인상한 효과가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주당순이익(EPS)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마진은 줄어든 것입니다. 경영진은 가격 인상이 2022년 내내 계속될 것이라며 공급망 혼란, 인건비, 물류, 원자재 비용이 계속 늘어나더라도 다음 분기에 더 나은 실적을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은 더 높은 가격을 수용하고 있으며, 좀 더 고급제품으로 소비를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P&G의 주가는 이날 3.3%나 급등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아직은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을 수용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계속 제품 가격 인상이 가능할지는 의심스럽다"라면서 "어쨌든 마진을 지킬 수는 있지만, 더 확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4분기 어닝시즌은 순조롭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분기별 실적을 보고한 44개의 S&P500 기업 중 거의 73%가 월가 기대치를 상회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지난 3분기 88%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그리고 이익 추정치를 상회한 폭도 7.4%에 그쳐 3분기의 15%보다 낮습니다. CNBC의 밥 바사니 주식평론가는 "기업 이익이 평균으로 회귀하는 것 같다. 정상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통화정책이 정상화되고, 그리고 기업 이익도 정상화되고 있는 겁니다. 이에 따라 팬데믹 시대의 높은 주식 밸류에이션도 정상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18일자 보고서에서 미국 주식에 대한 전망을 강세에서 중립으로 낮췄습니다. 15개월 동안 유지하던 강세 전망을 바꾼 것입니다. 네드데이비스는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주식 비중을 약간 줄여 5%를 현금으로 확보하고 포트폴리오는 대형주 위주로 바꾸라고 조언했습니다. 이는 채권 금리가 충분히 주식 밸류에이션을 압박하기 시작할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커졌고, Fed의 긴축 움직임으로 경제 사이클도 좀 더 빨리 성숙해질 것이라고 예상입니다. 또 기업 이익(EPS) 증가율이 작년 기록적인 65% 수준에서 올해 9%로 낮아질 것이라며, 이익 증가율이 감소하면서 주가의 하락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네드데이비스는 이번 전망에 대해 "완전한 약세로 시각을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여전히 올해 S&P500 지수는 5~7% 수준의 플러스 수익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며, 채권에 비해 주식이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은 유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증권사 스티펠도 어제자 보고서에서 증시가 약세장으로 전환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S&P500 지수가 4200, 즉 작년 고점 4800에서 12.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점은 아마도 1분기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스티펠은 "미국의 10년물 인플레이션 연동국채(TIPS)의 금리가 작년 말 -1.1%에서 최근 -0.6% 수준으로 높아졌다"라며 "이런 실질 금리 상승은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 상승에 훨씬 부정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S&P500 기업들의 EPS 추정도 부풀려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재정부양책 후퇴로 인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1분기 경기순환주를 줄이고 경기방어주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했습니다.
스티펠은 "만약 S&P500 지수가 10% 넘게 조정을 받았다고 해서 Fed가 예상되는 긴축 정책을 상당수 취소할 경우, 지난 100년을 통틀어 세 번째 거품이 만들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스티펠은 "당장 그런 일이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거품은 결국 잘못된 정책적 선택의 산물"이라며 "과거 두 번의 버블(1929년, 2000년)의 경우 거품이 터진 뒤 '잃어버린 10년'을 겪었다"라고 강조했습니다.그동안 지속해서 조정론을 제시해온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Fed가 곡선 뒤에 있고 극적으로 높아진 인플레이션을 서둘러 따라잡을 필요가 있다. 올해 25bp씩 네 차례 금리를 인상하고 오는 7월까지 대차대조표 감축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더 높은 장기 금리와 더 높은 주식 위험 프리미엄의 조합으로 인해 주식 밸류에이션이 올해 낮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탓에 S&P500 지수는 올해 상반기에 10~20%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는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이 18배 수준까지 내려오면서 연말 지수가 440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는 21배 수준입니다.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도 많습니다.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채권 CIO는 CNBC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 경제는 명목 성장률 기준으로 7% 이상 성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 매출도 7% 이상 증가할 수 있고 운영레버리지 등을 통하면 쉽게 12~15% 이익 증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7~12%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긴축과 관련하여 더 명확한 그림이 필요하다. 다음 몇 번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꽤 높게 나올 것인데, Fed가 얼마나 빨리 갈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라면서도 "앞으로 인플레이션 압력 중 일부가 개선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일부가 끈끈한 상태를 유지하겠지만 극한 수준에서 벗어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위안을 줄 것이지만 시간이 조금 걸리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UBS는 "시장이 긴축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올 것이라는 Fed의 신호를 소화함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라며 "그러나 Fed가 이르면 3월에 금리를 인상하고 올해 세 번 인상할 것으로 보지만, 이러한 인상 속도만으로는 기업 이익 성장이나 주식 랠리를 방해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UBS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6월까지 약 2%, 연말까지 2.1%로 소폭 상승하겠지만 더 이상의 급격한 상승은 기대하지 않는다"라며 "연 1%를 넘긴 2년물 국채 금리의 가격이 너무 공격적으로 책정됐다고 생각하며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