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 "저축은행 업계 성장 이끌어낼 일꾼 되겠다"

첫 업계 출신 저축은행중앙회장 도전
"사람 아닌 논리 중심 대관(對官) 할 것"
“임기 동안 특별한 문제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는 소극적인 중앙회장이 아니라 저축은행 업계의 성장을 이끌어 낼 일꾼이 필요합니다.”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사진)는 사상 첫 업계 출신 중앙회장에 도전하고 있다. 그동안 중앙회장은 관료 출신이 사실상 독식해 왔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오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기업인 DNA’와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회원사들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중앙회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오 대표는 “저축은행 업계에 적용되고 있는 부당한 차별적 규제 때문에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몸소 체험했다”며 “이런 규제를 푸는데 중앙회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예금보험료율 인하 △지역여신비율 규제 완화 △지방저축은행 인수 규제 철폐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일각에선 규제 완화를 위해선 금융당국과 소통이 중요한 만큼 관료 출신 중앙회장이 더 적합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오 대표는 “다년간 업계에 몸담으며 행정부와 입법부에 폭넓은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지만 중앙회장 개인기로 대관(對官)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당국과 국회 출신 전문가로 자문그룹을 구성해 이들이 짜낸 탄탄한 규제완화 논리를 바탕으로 사람 중심이 아닌 논리 중심 대관을 할 것”이라며 “연봉 50%를 반납해 자문그룹 운영비로 쓰겠다”고 밝혔다.그동안 관 출신이 79개 저축은행 수장을 맡았을 때도 주요 규제 완화에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관료 출신이라야 대관 업무를 잘 할 수 있다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오 대표는 “
“이제는 ‘저축은행인(人)’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풀어가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중앙회 자체 수익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오 대표는 “외부에서 투자전문가를 영입해서라도 중앙회의 보수적인 자금운용방식을 바꾸겠다”며 “고위험 투자를 하겠다는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수익성을 높여 회원사 비용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업에서 으레 사용되는 KPI(핵심성과지표)를 도입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오 대표는 “매년 사업계획서에 중앙회장이 할 역할을 제시하고 성과와 실적에 대한 중간평가를 통해 재신임을 받겠다”고 강조했다.오 대표는 자신의 강점으로 풍부한 현장 경험, 조직관리 능력, 사명감 등을 꼽았다. 2018년부터 하나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는 그는 2012~2016년엔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아주저축은행(현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를 지냈다.

오 대표는 “영업 지역, 규모, 비즈니스 형태 등에 따라 저축은행별로 이해관계가 다 다르다”며 “서울과 지방 저축은행을 모두 경영해 본 만큼 의견 조율을 잘 해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