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우세종' 눈앞…확진자 사흘새 2배로

확진자 10명중 4명이 1020
백신 접종률 낮은 '약한 고리'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2~3배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확진자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3일 만에 확진자 수가 2배(3000명대→6000명대)로 치솟는 등 사실상 ‘더블링’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의료계에선 “백신 접종률이 낮은 10~20대가 ‘오미크론 대유행’의 진원지가 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신규 확진자는 6603명이다. 직전일(5805명)보다 800명 가까이 늘었다. 사흘 전(3858명)과 비교하면 1.7배 불었다. 오미크론이 빠르게 퍼지면서 국내 신규 확진자는 16일 3858명→17일 4072명→18일 5805명→19일 6603명으로 연일 앞자리 수를 갈아치우고 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확산세를 주도했다. 전체 확진자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주 만에 14.8%에서 21.7%로 늘었다. 같은 기간 10대도 12.3%에서 16.8%로 증가했다. 확진자 10명 중 4명이 10~20대다. 반면 30~50대와 60세 이상 고령층 비중은 축소됐다.

전문가들은 부스터샷 접종률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3차 접종 대상이 된 20대 가운데 백신을 맞은 사람이 36%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접종률이 90%를 넘는 60세 이상 고령층은 물론 30대 40.8%, 40대 43.3%, 50대 66.1%와 비교해도 낮다. 10대의 2차 접종률은 60%대에 머무르고 있다.의료계는 다음달 말 하루 확진자 수가 정부 예측(1만~2만 명)을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뒤 확진자가 수십 배 규모로 불어난 국가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일본은 1월 첫째주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후 신규 확진자가 672명(3일)에서 4만1370명(19일)으로 급증했다. 3주 만에 확진자가 60배 이상 늘었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지만 정부는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하루 확진자가 7000명을 넘어선다고 방역체계를 기계적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1~2주 시간을 갖고 점진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이 “하루 확진자 7000명이 한 번이라도 나오면 바로 대응 단계를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과 사뭇 달라졌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가 오미크론 대응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