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준 대표, 카카오페이에서도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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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는 20일 류영준 대표가 3월 임기 만료인 대표직에서 조기 하차하기로 했다고 20일 발표했다. 그와 함께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CFO),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CBO)도 물러나기로 했다. 이들은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간만 근무하게 될 예정이다. 오는 3월 임기 만료와 동시에 카카오 공동대표를 맡기로 내정됐던 류 대표는 지난 10일 카카오 공동대표직에 대해 자진 사퇴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물러나는 3명의 경영진을 포함해 스톡옵션 행사와 관련된 8명의 경영진은 모두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orporate Alignment Center, CAC)에 일괄 사퇴 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CAC는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인 신원근 부사장을 포함한 5명의 경영진에게 카카오페이에 잔류해 상황을 수습하고 추후 재신임을 받도록 권고했다. 5명의 임원진 재신임 여부는 직원들과 함께 구성하는 협의체 등을 거쳐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신 내정자 등 카카오페이에 남는 5명의 경영진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자신들이 매각한 주식을 다시 매입하기로 했다. 신 내정자는 이번 스톡옵션 행사로 얻은 수익 전부를 자사주 매입에 활용할 예정이다. 대표로 선임되면 임기 동안에 매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카카오페이는 내부자거래 방지 규정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신 내정자는 "저희의 잘못된 판단으로 많은 분들께 상심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카카오페이를 처음 출시하던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과 주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류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주요 경영진 8명은 코스피200 편입 직전인 지난달 10일 스톡옵션을 행사해 얻은 주식 전량을 시간 외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총 44만993주로 차익 규모는 900억 원에 달한다. 이 소식이 전해지며 카카오페이 주가가 폭락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커졌다. 류 대표는 지난 4일 사내 간담회에서 "경영진들의 스톡옵션 행사와 매도로 인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송구하다"며 "상장사 경영진으로서 가져야 할 무게와 책임감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으며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