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옷, 예뻐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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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보다 디자인 선호" 늘어패션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젊은 골프족이 늘면서 패션 디자인에 중점을 둔 골프웨어 업체가 지난해 큰 폭으로 성장했다.
기능성 내세운 브랜드는 '정체'
해외 골프 브랜드인 핑(PING)·파리게이츠를 국내에 들여온 크리스에프앤씨 등은 지난해 매출이 크게 늘었다. 반면 타이틀리스트 등 경기력에 초점을 맞춘 퍼포먼스 골프웨어 브랜드는 정체를 겪었다.2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크리스에프엔씨의 지난해 매출은 3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크리스에프엔씨는 젊은 골퍼가 늘자 일찌감치 기능성보다 패션 디자인에 집중했다. 플리스 등 최신 유행하는 소재를 이용해 골프 점퍼와 비니를 내놓는 등 캐주얼한 골프복을 선보였다.
지난해엔 인스타그램에 핑과 파리게이츠의 골프웨어 계정을 열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크리스에프엔씨 관계자는 “스타일을 중시하는 젊은 골퍼가 유입되면서 디자인이 예쁜 골프웨어, 골프백 등의 매출 증가세가 가파르다”고 말했다.아웃도어 시장 침체로 고전하던 코오롱FnC도 지난해 왁(사진), 지포어 등 골프웨어를 출시하면서 3년 만에 ‘매출 1조 클럽’에 재입성했다. 작년 매출은 1조원으로, 2020년(8680억원)에 비해 약 15% 증가했다. 왁과 지포어는 젊은 층이 선호하는 캐주얼한 스타일, 귀여운 캐릭터 등이 특징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인스타그램에 인증샷을 올리는 문화도 패션 골프웨어의 성장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퍼포먼스에 중점을 둔 타이틀리스트 등의 실적은 저조했다.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등을 운영하는 아크쉬네트는 작년 4분기 240억원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패션업계는 스타일을 중시하는 캐주얼 골프웨어의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패션 브랜드 구호에서 발매한 골프웨어가 완판되자 올해 물량을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MZ세대를 타깃으로 말본골프를 내놔 무신사에서 히트를 친 대명화학은 올해 골프웨어 브랜드 수를 늘릴 계획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