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 투자은행, 헝다 '채무조정 중개인'으로 참여

중국 당국의 사실상 통제 아래 있는 투자은행들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채무조정 중개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이 헝다의 채무조정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채무조정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헝다는 21일 홈페이지에 발표한 공고에서 리스크해소위원회가 중국국제금융(CICC)과 중은국제(中銀國際)아시아를 채무 문제와 관련한 중개 업무를 담당할 '재무 고문'으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국유기업과 금융기관 관계자 등 헝다 외부 인사들이 주도하는 리스크해소위는 지난달 헝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예고 직후 만들어진 기구로 사실상 당국 주도로 헝다 채무 문제를 처리하는 실무팀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국제금융이다. 중은국제아시아는 국유은행인 중국은행 산하의 투자은행이다.

중국국제금융은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특수 투자기관인 중앙후이진(匯金)투자가 1대 주주로 있는 투자은행이다.

헝다는 지난달 6일까지 반드시 지급했어야 할 달러 채권 이자 8천250만 달러(약 984억원)를 내지 못해 공식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이후 중국 당국은 헝다에 광둥성 정부 관계자들 상주시키며 사실상 이 회사를 직접 통제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먼저 헝다의 정확한 자산과 부채 규모를 가리는 정밀 실사 작업을 진행하고 나서 본격적인 채무·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작년 6월 말 기준으로 헝다의 총부채는 1조9천665억 위안(약 370조원)에 달하며 이 중 역외에서 발행된 달러 채권 규모는 192억 달러(약 23조원)가량이다. 중국 당국이 헝다 건설 현장 노동자와 수분양자 구제를 가장 우선으로 여기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헝다의 회사 보유자들, 특히 역외에서 발행된 달러 채권 보유인들이 가장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