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깜짝 스타가 '짝퉁' 입고 나왔다니…문제 없을까 [연예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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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 알았으면 제작지원을 받을 걸 그랬어요. 하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에서 성기훈(이정재)이 라면을 먹는 장면에서 상표가 노출된 후 해당 브랜드가 각광을 받자 이정재가 매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요즘 TV를 보면 드라마는 물론 예능에서도 뜬금없이 특정 브랜드 음식을 먹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야기와 상관 없는 장면에서 상표가 클로즈업되거나 주인공이 주요 기능을 언급하기도 한다. 영화, 드라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PPL(간접 광고)이다. PPL을 하지 않는 상품이라면 상표는 철저하게 가려진다. 화면에 노출되는 모든 것이 광고로 이어지기 때문.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공식적으로 제작 지원을 받지 않는다. 모든 제작 비용은 넷플릭스가 지불하는 대신 콘텐츠의 완성도에만 집중하라는 것. 지난 19일 진행된 넷플릭스 2020년 한국 콘텐츠 라인업 비대면 화상 Q&A에서도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는 "하나 약속드릴 수 있는 건 PPL 등에 제한받지 않고 좋은 콘텐츠, 원하는 크리에이티브 비전을 위한 제작비를 100%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넷플릭스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에 출연자가 자의적인 선택으로 문제가 있는 제품을 노출했다면 어떻게될까.
넷플릭스 '솔로지옥'은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깜짝 놀라게 만든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그동안 '런닝맨' 조효진 PD,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의 김태호 PD와 협업을 했던 넷플릭스였지만,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해외에서 인기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건 '솔로지옥'이 처음이었다.
'솔로지옥'이 낳은 최고 스타는 참가자 중 3명의 남성에게 구애를 받았던 유튜버 송지아였다. 송지아는 유튜브 채널 'free지아'를 운영했는데, '솔로지옥' 공개 전 50만 명 정도였던 구독자 수가 공개 이후 180만 명 넘게 늘어났다.
샤넬백을 어깨에 메고 처음에 등장한 송지아는 이후 샤넬 로고가 써 있는 티셔츠, 디올 탱크 탑 등 화려한 디자인에 명품 브랜드 로고가 큼직하게 박힌 제품들을 노출하는데 거침이 없었다. 송지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솔로지옥' 촬영 8박9일을 가면서 트렁크 큰 거 5개를 가져갔다"고 했을 정도로 프로그램에서 선보일 패션에 '진심'임을 드러내기도 했다.당당한 입담과 스타일링으로 화제를 모은 송지아는 방송가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졌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과 JTBC '아는형님' 등 촬영도 이미 마쳤다.
하지만 '전지적 참견 시점'과 '아는형님' 방송이 나오기도 전에 송지아가 방송에서 착용한 의상 중 일부가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을 무단 도용한 가품, 일명 '짝퉁'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송지아도 이를 인정하고 관련 제품이 노출된 유튜브 콘텐츠, SNS 게시물을 삭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송지아가 착용한 제품은 물론 아버지에게 선물한 제품까지 가품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글로벌하게 공개되는 '솔로지옥'의 경우 가품이 노출됐다고 하더라도 그의 유튜브 콘텐츠나 SNS와 달리 삭제도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솔로지옥' 인기로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340만 명까지 급성장한 송지아는 일명 '바이럴 마케팅'이라고 불리는 SNS 광고 게시물 업로드에 대한 몸값도 급상승했다. 송지아 소속사 효원 CNC 측은 "'솔로지옥' 출연 이후 단 한 건의 홍보 게시물 계약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소속사가 업체 측에 밝힌 인스타그램 광고 게시물 1회 업로드 단가는 3000만 원, 유튜브 브랜디드 광고 제작 단가는 8000만 원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한경닷컴에 "'솔로지옥' 출연 후 거절을 위해 밝힌 금액인데, 와전된 부분이 있다"며 "5월까지 각종 브랜드 부킹(예약)이 마감됐다는 것도 거절을 위한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가품에 대해 무지했고, 그냥 예뻐서 산 것"이라며 "그걸 착용하고 방송에 출연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정할 건 인정하겠지만, 사실이 아닌 의혹들이 너무 많다"면서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뻐서 산 디올 레이디백과 똑같은 디자인의 가방을 굳이 앞에 놓고 디올 향수 광고 사진을 찍어 SNS에 게재하고, 가품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해당 게시물은 삭제됐다. 가품 논란 이후 송지아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100개 이상 삭제됐다. 소속사 측은 "근거 없는 루머는 법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실시간으로 게시물과 콘텐츠가 편집되는 걸 보면서 "해명은 진짜냐"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솔로지옥'이 해외에서도 사랑 받으면서 송지아의 가품 논란은 외신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한국 최대 패션 인플루언서가 가품 샤넬 착용 논란으로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커지자 '전지적 참견 시점'과 '아는형님' 제작진은 송지아 지우기에 나섰다. '전지적 참견 시점'은 통편집 계획을 밝혔고, '아는형님' 역시 일부 장면을 편집한다고 밝혔다. 다만 넷플릭스 측은 '솔로지옥'에 등장한 가품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에서 성기훈(이정재)이 라면을 먹는 장면에서 상표가 노출된 후 해당 브랜드가 각광을 받자 이정재가 매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요즘 TV를 보면 드라마는 물론 예능에서도 뜬금없이 특정 브랜드 음식을 먹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야기와 상관 없는 장면에서 상표가 클로즈업되거나 주인공이 주요 기능을 언급하기도 한다. 영화, 드라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PPL(간접 광고)이다. PPL을 하지 않는 상품이라면 상표는 철저하게 가려진다. 화면에 노출되는 모든 것이 광고로 이어지기 때문.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공식적으로 제작 지원을 받지 않는다. 모든 제작 비용은 넷플릭스가 지불하는 대신 콘텐츠의 완성도에만 집중하라는 것. 지난 19일 진행된 넷플릭스 2020년 한국 콘텐츠 라인업 비대면 화상 Q&A에서도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는 "하나 약속드릴 수 있는 건 PPL 등에 제한받지 않고 좋은 콘텐츠, 원하는 크리에이티브 비전을 위한 제작비를 100%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넷플릭스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에 출연자가 자의적인 선택으로 문제가 있는 제품을 노출했다면 어떻게될까.
넷플릭스 깜짝 스타가 '짝퉁'을 입었다니…
넷플릭스 '솔로지옥'은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깜짝 놀라게 만든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그동안 '런닝맨' 조효진 PD,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의 김태호 PD와 협업을 했던 넷플릭스였지만,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해외에서 인기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건 '솔로지옥'이 처음이었다.
'솔로지옥'이 낳은 최고 스타는 참가자 중 3명의 남성에게 구애를 받았던 유튜버 송지아였다. 송지아는 유튜브 채널 'free지아'를 운영했는데, '솔로지옥' 공개 전 50만 명 정도였던 구독자 수가 공개 이후 180만 명 넘게 늘어났다.
샤넬백을 어깨에 메고 처음에 등장한 송지아는 이후 샤넬 로고가 써 있는 티셔츠, 디올 탱크 탑 등 화려한 디자인에 명품 브랜드 로고가 큼직하게 박힌 제품들을 노출하는데 거침이 없었다. 송지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솔로지옥' 촬영 8박9일을 가면서 트렁크 큰 거 5개를 가져갔다"고 했을 정도로 프로그램에서 선보일 패션에 '진심'임을 드러내기도 했다.당당한 입담과 스타일링으로 화제를 모은 송지아는 방송가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졌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과 JTBC '아는형님' 등 촬영도 이미 마쳤다.
하지만 '전지적 참견 시점'과 '아는형님' 방송이 나오기도 전에 송지아가 방송에서 착용한 의상 중 일부가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을 무단 도용한 가품, 일명 '짝퉁'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송지아도 이를 인정하고 관련 제품이 노출된 유튜브 콘텐츠, SNS 게시물을 삭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송지아가 착용한 제품은 물론 아버지에게 선물한 제품까지 가품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글로벌하게 공개되는 '솔로지옥'의 경우 가품이 노출됐다고 하더라도 그의 유튜브 콘텐츠나 SNS와 달리 삭제도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인정할 건 인정하겠는데…"
'솔로지옥' 인기로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340만 명까지 급성장한 송지아는 일명 '바이럴 마케팅'이라고 불리는 SNS 광고 게시물 업로드에 대한 몸값도 급상승했다. 송지아 소속사 효원 CNC 측은 "'솔로지옥' 출연 이후 단 한 건의 홍보 게시물 계약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소속사가 업체 측에 밝힌 인스타그램 광고 게시물 1회 업로드 단가는 3000만 원, 유튜브 브랜디드 광고 제작 단가는 8000만 원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한경닷컴에 "'솔로지옥' 출연 후 거절을 위해 밝힌 금액인데, 와전된 부분이 있다"며 "5월까지 각종 브랜드 부킹(예약)이 마감됐다는 것도 거절을 위한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가품에 대해 무지했고, 그냥 예뻐서 산 것"이라며 "그걸 착용하고 방송에 출연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정할 건 인정하겠지만, 사실이 아닌 의혹들이 너무 많다"면서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뻐서 산 디올 레이디백과 똑같은 디자인의 가방을 굳이 앞에 놓고 디올 향수 광고 사진을 찍어 SNS에 게재하고, 가품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해당 게시물은 삭제됐다. 가품 논란 이후 송지아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100개 이상 삭제됐다. 소속사 측은 "근거 없는 루머는 법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실시간으로 게시물과 콘텐츠가 편집되는 걸 보면서 "해명은 진짜냐"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솔로지옥'이 해외에서도 사랑 받으면서 송지아의 가품 논란은 외신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한국 최대 패션 인플루언서가 가품 샤넬 착용 논란으로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커지자 '전지적 참견 시점'과 '아는형님' 제작진은 송지아 지우기에 나섰다. '전지적 참견 시점'은 통편집 계획을 밝혔고, '아는형님' 역시 일부 장면을 편집한다고 밝혔다. 다만 넷플릭스 측은 '솔로지옥'에 등장한 가품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