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 압박 위해 ICBM 동창리 발사 가능성"

국가정보원은 최근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를 시사한 북한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인공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ICBM을 시험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했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21일 국회 정보위원회 김경협 위원장과 김병기·하태경 여야 간사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북한 동향을 보고했다고 하태경 의원이 국회 브리핑에서 밝혔다.북한은 지난 19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주재로 개최한 정치국회의에서 2018년 4월 선언했던 핵실험·ICBM 발사 모라토리엄(유예)을 철회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국정원은 미국 대통령 취임 1주년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대립 격화 와중에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또 국정원은 "북한이 대치 국면 장기화를 염두하면서 앞으로 무력 시위와 담화전 등을 통해 긴장 정세를 조성하고 미국의 반응에 따라 추가 행동 수위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했다.하 의원은 "북한이 보여줄 수 있는 카드를 국정원이 분석한 결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건 동창리에서 ICBM을 발사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위성발사 명분으로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여러 가지 대북 압박 수단 중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다만 평안북도 동창리의 미사일 발사대에서는 아직 특이 동향이 없으며, 북한이 2018년 폐기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도 방치된 상태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여권의 한 관계자는 "ICBM 발사는 여러 가능성 중의 하나로 언급됐을 뿐, 가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작년 7월 일부 재가동 동향이 포착된 영변의 5메가와트(MW) 원자로는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하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의 대미 압박 수단을 크게 5가지로 봤다.▲ 전술핵 및 메가톤 단위 위력의 초대형핵탄두 실험 ▲ ICBM 명중률 개선 ▲ 극초음속활공체 ▲ 고체연료 ICBM ▲ 핵잠수함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ICBM) 등이다.

북한이 작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발표한 국방력 발전 5대 과업에 포함된 무기들이다.

북한은 또 체제 건재 과시를 위해 올해 김일성 110번째 생일과 김정일 80번째 생일 경축 분위기를 조성하고 열병식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국정원은 분석했다.

국정원 보고에 따르면 신의주-단둥 간 북중 화물열차는 지난 17일 운행 재개 이후 매일 1회 20량씩 다니고 있으며 수송 품목은 의약품, 식료품, 건축자재 등 민생 개선과 건설사업 물자다.

북한은 코로나19가 묻어올 가능성을 우려해 물자를 의주 방역장에 하역한 뒤 바로 사용하지 않고 품목에 따라 최소 20일(의약품), 최대 60일(건자재)가량 소독과 자연 방치 과정을 거친다.

국정원은 열차 운행 지속 여부는 코로나 확산 추이가 변수이며 화물열차에 이어 북중 간 인적 교류 재개 추진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하 의원은 "북한에서 나갈 수가 있는데 나가면 못 들어온다"며 "화물은 중국에서는 들어오지만 북한 화물이 중국으로 가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장진아기자 janga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