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5000만원 손실 인증합니다"…셀트리온 주주의 '눈물' [박의명의 불개미 구조대]

사진=한경DB
셀트리온 주가가 지난 2년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16만원대까지 추락했습니다. 개미들의 심리적 저항선이던 20만원마저 깨진 것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도 바닥을 확신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개미들 사이에서는 “이제는 물탈 돈도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21일 셀트리온은 0.91% 내린 16만3500원에 마감했습니다. 작년 1월 고점(38만원) 대비 반토막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시가총액도 22조5544억원으로 감소하며 유가증권시장 시총 14위로 밀려났습니다. 지난 1년간 증발한 시가총액은 30조원에 달합니다. 최근 들어 하락세가 더 깊어진 것은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펀드 판매사들이 오스템임플란트를 담은 펀드의 신규 가입을 잇달아 중단시키자, 바이오 매니저들이 오스템임플란트와 비슷한 ‘문제의 바이오주’들을 손절하기 시작했다는 전언입니다.

셀트리온은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다음달 셀트리온에 대한 감리(회계조사)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펀드매니저들은 분식회계가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도 가능한 사안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 한 종목 때문에 판매 중단을 걱정하느니 아예 팔아버리자는 분위기가 매니저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스크가 큰 상황인데 성장까지 둔화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가 기대만큼 팔리지 않으면서 2021년 영업이익은 7.23%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개미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작년말 신규 매수한 투자자들의 손실은 한 달 만에 20%를 넘어섰습니다. 직장인 소셜미디어 블라인드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3억원을 투자해 51% 손실을 기록중인 셀트리온 직원의 인증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물타기할 돈도 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기관들이 올해 2209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들은 742억원을 사들이는데 그쳤습니다. 20만원 아래에서 ‘폭풍매수’하던 과거 모습과 달라졌다는 분석입니다. 한 셀트리온 주주는 “이제 맥이 빠져서 욕할 기운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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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