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조끼·순간을 담는 카메라…유망주가 경험한 '최첨단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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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보다 먼저 최첨단 야구 장비를 경험한 한국 야구 유망주
스윙 카탈리스트와 테이아 마커리스는 KBO 넥스트 레벨 캠프서 국내 첫 도입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야구 혁명'을 부른다. 최첨단 장비가 '유망주'를 만나면 혁명의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예비 중학생 42명과 중학생 2명 등 리틀야구 국가대표 상비군 44명을 모아 2022 KBO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를 열었다.
그라운드 위에서 '원조 홈런왕' 장종훈(54) 감독을 포함한 프로야구 출신 지도자에게 야구 기본기를 배우는 유망주들은 실내로 이동해 여러 분야 전문가와 함께 '최첨단 야구'를 경험했다. 21일 오후 7시 제주도 서귀포시 강창학야구장 실내훈련장에서도 '최첨단 야구'가 펼쳐졌다.
투구와 타구를 추적하는 랩소도와 트랙맨은 이미 KBO리그 프로 선수들이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볼 끝', '중심 이동' 등 추상적인 표현에 갇혀 있던 한국 야구는 트래킹 장비 도입 후 '회전 효율', '수직 무브먼트', '배트 스피드', '발사각'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데이터를 쌓으며 두꺼운 벽을 깨뜨렸다.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에 참여한 유망주들은 프로 선수들보다 먼저 '최첨단 야구 측정 장비'를 만났다.
이기광 국민대 체육대학 학장, 김정훈 무브애듀 대표, 박대성 건양대 물리치료학과 부교수 등 '첨단 야구'를 선도하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최첨단 야구 측정 장비를 소개한다. ◇ 마법의 조끼…케이 베스트(K-vest)
리틀야구 타자가 조끼(vest)를 입고, 벨트를 착용한 채 타석에 섰다. 이후 타자가 티에 올려진 공을 칠 때마다 모니터에 타석에서 마운드 쪽으로 나가는 '몸의 순서'와 최고 속도가 수치화돼 나타났다.
타격 자세 교정에 활용할 수 있는 '첨단 장비' 케이 베스트가 만들어낸 장면이다.
이 장비를 활용하면 타격할 때 '몸이 나오는 순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골반(1), 몸통(2), 팔(3), 손(4)이 차례대로 나오는 게 '이상적인 타격 자세'다.
21일 케이 베스트를 착용하고서 타석에 선 유망주 중 1, 3, 2, 4 즉, 팔이 몸통보다 먼저 나오는 타자가 꽤 있었다. 케이 베스트는 동일한 타자가 골반, 몸통, 팔, 손 순서로 타격할 때 가장 빠르고 멀리 날아가는 타구를 만들었다는 자료를 축적했다.
관계자는 "실제 현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타자는 케이 베스트 측정 결과 1-2-3-4 자세를 가장 꾸준하게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기존 야구 지도자들도 "어깨를 잡아야 한다"라는 표현으로, 타격할 때 팔이 몸통보다 먼저 나가는 타자를 교정하고자 했다.
케이 베스트의 등장으로 지도자들은 더 구체적으로 타격 자세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할 수 있다.
선수도 시각 자료를 통해 자신의 문제점을 더 빨리 진단할 수 있다. ◇ 최적의 발 위치와 지면 활용법…스윙 카탈리스트
케이 웨스트를 착용한 타자는 검은 발판 위에 서서 타격한다.
이 검은 발판은 무게 이동과 지면 반력을 측정하는 '스윙 카탈리스트'다.
스윙 카탈리스트는 타자 양발의 움직임을 기민하게 포착해, 시각화한다.
우타자 기준으로 뒷발(오른발)과 앞발(왼발)의 너비와 움직임, 무게 이동은 물론이고 바닥을 차면서 '반발력'을 일으키는 지면 반력의 크기도 측정할 수 있다.
스윙 카탈리스트는 케이 웨스트의 '골반(1), 몸통(2), 팔(3), 손(4) 순서'처럼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대신 양발의 너비와 중심 이동 등에 따른 '타자별 최적의 발 위치', 지면을 이용한 힘의 활용법 등을 찾아낼 수 있다. 과거 타격코치들은 "앞발에 힘이 너무 늦게 들어간다", "양발의 거리를 늘려보라", "타자에게는 중심 이동이 중요하다"는 등의 다소 추상적인 진단을 했다.
스윙 카탈리스트를 활용하면 타자 자신도 인지하지 못했던 '발의 이동'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배트 스피드를 높이는 지름길도 빨리 찾을 수 있다.
스윙 카탈리스트는 아직 한국프로야구 구단에도 도입되지 않은 장비다.
KBO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한 유망주들은 중학교 입학 전에 자신의 발 움직임과 지면 반력 등을 확인했다. ◇ 투수를 바라보는 8개의 눈…테이아 마커리스
그리스 신화에서 테이아(Theia)는 '빛의 여신' 또는 '시각의 여신'으로 불린다.
KBO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한 유망주 투수들은 '8개의 눈'에 둘러싸여 공을 던진다.
이번 캠프에 등장한 '테이아 마커리스'는 더 특별하다.
기존 테이아 3D 동작분석 시스템은 투수의 몸에 '마커'를 붙여 관절의 각도와 속도 등을 측정했다.
하지만 테이아 마커리스는 투수의 몸에 마커를 붙이지 않고, 카메라 8대로 투구 동작을 분석하는 시스템으로 진보했다.
마커를 뗀 덕에 투수는 조금 더 편안한 상태에서 투구한다.
당연히 '가장 평상시의 동작'으로 투구 동작을 분석할 수 있다.
여기에 분석 시간도 기존 1시간에서 5∼10분으로 크게 줄였다.
장비의 가격도 낮췄다. 테이아 마커리스는 투수를 둘러싼 8대의 카메라로 '다방면의 투구 동작'을 촬영해, 관절의 각도와 속도 등을 측정한다.
몸통과 팔 사이의 각도, 릴리스 포인트 높이와 폭, 발의 너비(익스텐션) 등을 측정하면 부상 위험은 낮추고, 구위는 높이는 '투구 교정'에 활용할 수 있다.
그동안 많은 투수코치가 '최상의 투구 자세'를 찾고자 애썼다.
"투구하는 어깨와 팔꿈치, 손끝이 '90도'를 이뤄야 한다", "릴리스 포인트는 높을수록 좋다"는 등 경험으로 쌓은 조언도 했다.
테이아 마커리스는 투수와 지도자가 빠르게 팔 각도, 익스텐션 등 '현재 투구 자세'를 분석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투구할 때 몸이 한쪽으로 크게 기울어지는 투수에게는 "고관절 내측 회전 근육의 트레이닝이 필요하다"는 등의 구체적인 트레이닝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다. ◇ 모든 순간을 포착한다…'초고속 카메라' 엣저트로닉
미국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의 투구 분석 총괄 빌 헤젤은 "내가 구위를 높이는 시도를 할 때 가장 선호하는 방법은 그립(공을 쥐는 법)을 바꾸는 것"이라며 "공을 쥔 손가락의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공의 회전 효율을 높이는 데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헤젤이 '그립 변화'를 조언할 때 활용하는 장비는 '초고속 카메라' 엣저트로닉이다.
엣저트로닉은 초당 최대 2만 프레임으로 투구 동작을 촬영한다.
공을 놓는 순간, 손가락의 위치에 따라 공이 어떤 궤적을 그리고 얼마나 회전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공을 직접 던지는 투수도 자신이 어떤 그립으로 투구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엣저트로닉을 이용하면 '투구하는 과정'과 '결과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구위를 높이고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던 투수들에게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 첨단 장비의 상호보완…현장의 이해도 절실
'최첨단 야구'의 특징 중 하나는 '상호보완'이다.
KBO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 바이오메카닉스 훈련에서도 최첨단 장치인 케이 웨스트, 스윙 카탈리스트, 테이아 마커리스를 앞서 등장한 랩소도, 트랙맨과 함께 활용했다.
케이 웨스트가 제시한 이상적인 동작 '골반(1), 몸통(2), 팔(3), 손(4) 순서의 타격'은 랩소도가 측정한 타구 속도와 발사각 수치로 '더 빨리, 멀리 날아가는 타구'를 만들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테이아 마커리스 장비를 운용하는 관계자는 투수가 공을 던질 때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투구의 점수를 5점 만점으로 매겨보라"고 요청했다.
투수 자신이 '5점 만점'으로 생각한 공이 트랙맨으로 측정한 투구 결과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알려주는 과정이다.
'고정형 측정 장치'였던 트랙맨은 이번 캠프에서는 '이동이 가능한' 포터블 트랙맨으로 진화해 사용되기도 했다. 현장 지도자와 첨단 장비의 '상호보완'도 중요하다.
'첨단 야구'를 추구하는 한 전문가는 "컴퓨터, 인터넷의 발달이 세상을 바꾼 것처럼, 야구 장비의 변화는 야구를 둘러싼 많은 것을 바꾼다"며 "현장 지도자들이 '직관적인' 첨단 장비에 관한 이해도를 높여야 선수들의 시행착오와 '소모적인 훈련'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세상도, 야구도 변한다. 실전 경험이 많은 현장 지도자들이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 유망주들은 더 빠르게, 더 큰 폭으로 '야구'를 바꿀 수 있다.
/연합뉴스
스윙 카탈리스트와 테이아 마커리스는 KBO 넥스트 레벨 캠프서 국내 첫 도입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야구 혁명'을 부른다. 최첨단 장비가 '유망주'를 만나면 혁명의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예비 중학생 42명과 중학생 2명 등 리틀야구 국가대표 상비군 44명을 모아 2022 KBO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를 열었다.
그라운드 위에서 '원조 홈런왕' 장종훈(54) 감독을 포함한 프로야구 출신 지도자에게 야구 기본기를 배우는 유망주들은 실내로 이동해 여러 분야 전문가와 함께 '최첨단 야구'를 경험했다. 21일 오후 7시 제주도 서귀포시 강창학야구장 실내훈련장에서도 '최첨단 야구'가 펼쳐졌다.
투구와 타구를 추적하는 랩소도와 트랙맨은 이미 KBO리그 프로 선수들이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볼 끝', '중심 이동' 등 추상적인 표현에 갇혀 있던 한국 야구는 트래킹 장비 도입 후 '회전 효율', '수직 무브먼트', '배트 스피드', '발사각'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데이터를 쌓으며 두꺼운 벽을 깨뜨렸다.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에 참여한 유망주들은 프로 선수들보다 먼저 '최첨단 야구 측정 장비'를 만났다.
이기광 국민대 체육대학 학장, 김정훈 무브애듀 대표, 박대성 건양대 물리치료학과 부교수 등 '첨단 야구'를 선도하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최첨단 야구 측정 장비를 소개한다. ◇ 마법의 조끼…케이 베스트(K-vest)
리틀야구 타자가 조끼(vest)를 입고, 벨트를 착용한 채 타석에 섰다. 이후 타자가 티에 올려진 공을 칠 때마다 모니터에 타석에서 마운드 쪽으로 나가는 '몸의 순서'와 최고 속도가 수치화돼 나타났다.
타격 자세 교정에 활용할 수 있는 '첨단 장비' 케이 베스트가 만들어낸 장면이다.
이 장비를 활용하면 타격할 때 '몸이 나오는 순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골반(1), 몸통(2), 팔(3), 손(4)이 차례대로 나오는 게 '이상적인 타격 자세'다.
21일 케이 베스트를 착용하고서 타석에 선 유망주 중 1, 3, 2, 4 즉, 팔이 몸통보다 먼저 나오는 타자가 꽤 있었다. 케이 베스트는 동일한 타자가 골반, 몸통, 팔, 손 순서로 타격할 때 가장 빠르고 멀리 날아가는 타구를 만들었다는 자료를 축적했다.
관계자는 "실제 현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타자는 케이 베스트 측정 결과 1-2-3-4 자세를 가장 꾸준하게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기존 야구 지도자들도 "어깨를 잡아야 한다"라는 표현으로, 타격할 때 팔이 몸통보다 먼저 나가는 타자를 교정하고자 했다.
케이 베스트의 등장으로 지도자들은 더 구체적으로 타격 자세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할 수 있다.
선수도 시각 자료를 통해 자신의 문제점을 더 빨리 진단할 수 있다. ◇ 최적의 발 위치와 지면 활용법…스윙 카탈리스트
케이 웨스트를 착용한 타자는 검은 발판 위에 서서 타격한다.
이 검은 발판은 무게 이동과 지면 반력을 측정하는 '스윙 카탈리스트'다.
스윙 카탈리스트는 타자 양발의 움직임을 기민하게 포착해, 시각화한다.
우타자 기준으로 뒷발(오른발)과 앞발(왼발)의 너비와 움직임, 무게 이동은 물론이고 바닥을 차면서 '반발력'을 일으키는 지면 반력의 크기도 측정할 수 있다.
스윙 카탈리스트는 케이 웨스트의 '골반(1), 몸통(2), 팔(3), 손(4) 순서'처럼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대신 양발의 너비와 중심 이동 등에 따른 '타자별 최적의 발 위치', 지면을 이용한 힘의 활용법 등을 찾아낼 수 있다. 과거 타격코치들은 "앞발에 힘이 너무 늦게 들어간다", "양발의 거리를 늘려보라", "타자에게는 중심 이동이 중요하다"는 등의 다소 추상적인 진단을 했다.
스윙 카탈리스트를 활용하면 타자 자신도 인지하지 못했던 '발의 이동'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배트 스피드를 높이는 지름길도 빨리 찾을 수 있다.
스윙 카탈리스트는 아직 한국프로야구 구단에도 도입되지 않은 장비다.
KBO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한 유망주들은 중학교 입학 전에 자신의 발 움직임과 지면 반력 등을 확인했다. ◇ 투수를 바라보는 8개의 눈…테이아 마커리스
그리스 신화에서 테이아(Theia)는 '빛의 여신' 또는 '시각의 여신'으로 불린다.
KBO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한 유망주 투수들은 '8개의 눈'에 둘러싸여 공을 던진다.
이번 캠프에 등장한 '테이아 마커리스'는 더 특별하다.
기존 테이아 3D 동작분석 시스템은 투수의 몸에 '마커'를 붙여 관절의 각도와 속도 등을 측정했다.
하지만 테이아 마커리스는 투수의 몸에 마커를 붙이지 않고, 카메라 8대로 투구 동작을 분석하는 시스템으로 진보했다.
마커를 뗀 덕에 투수는 조금 더 편안한 상태에서 투구한다.
당연히 '가장 평상시의 동작'으로 투구 동작을 분석할 수 있다.
여기에 분석 시간도 기존 1시간에서 5∼10분으로 크게 줄였다.
장비의 가격도 낮췄다. 테이아 마커리스는 투수를 둘러싼 8대의 카메라로 '다방면의 투구 동작'을 촬영해, 관절의 각도와 속도 등을 측정한다.
몸통과 팔 사이의 각도, 릴리스 포인트 높이와 폭, 발의 너비(익스텐션) 등을 측정하면 부상 위험은 낮추고, 구위는 높이는 '투구 교정'에 활용할 수 있다.
그동안 많은 투수코치가 '최상의 투구 자세'를 찾고자 애썼다.
"투구하는 어깨와 팔꿈치, 손끝이 '90도'를 이뤄야 한다", "릴리스 포인트는 높을수록 좋다"는 등 경험으로 쌓은 조언도 했다.
테이아 마커리스는 투수와 지도자가 빠르게 팔 각도, 익스텐션 등 '현재 투구 자세'를 분석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투구할 때 몸이 한쪽으로 크게 기울어지는 투수에게는 "고관절 내측 회전 근육의 트레이닝이 필요하다"는 등의 구체적인 트레이닝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다. ◇ 모든 순간을 포착한다…'초고속 카메라' 엣저트로닉
미국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의 투구 분석 총괄 빌 헤젤은 "내가 구위를 높이는 시도를 할 때 가장 선호하는 방법은 그립(공을 쥐는 법)을 바꾸는 것"이라며 "공을 쥔 손가락의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공의 회전 효율을 높이는 데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헤젤이 '그립 변화'를 조언할 때 활용하는 장비는 '초고속 카메라' 엣저트로닉이다.
엣저트로닉은 초당 최대 2만 프레임으로 투구 동작을 촬영한다.
공을 놓는 순간, 손가락의 위치에 따라 공이 어떤 궤적을 그리고 얼마나 회전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공을 직접 던지는 투수도 자신이 어떤 그립으로 투구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엣저트로닉을 이용하면 '투구하는 과정'과 '결과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구위를 높이고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던 투수들에게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 첨단 장비의 상호보완…현장의 이해도 절실
'최첨단 야구'의 특징 중 하나는 '상호보완'이다.
KBO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 바이오메카닉스 훈련에서도 최첨단 장치인 케이 웨스트, 스윙 카탈리스트, 테이아 마커리스를 앞서 등장한 랩소도, 트랙맨과 함께 활용했다.
케이 웨스트가 제시한 이상적인 동작 '골반(1), 몸통(2), 팔(3), 손(4) 순서의 타격'은 랩소도가 측정한 타구 속도와 발사각 수치로 '더 빨리, 멀리 날아가는 타구'를 만들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테이아 마커리스 장비를 운용하는 관계자는 투수가 공을 던질 때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투구의 점수를 5점 만점으로 매겨보라"고 요청했다.
투수 자신이 '5점 만점'으로 생각한 공이 트랙맨으로 측정한 투구 결과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알려주는 과정이다.
'고정형 측정 장치'였던 트랙맨은 이번 캠프에서는 '이동이 가능한' 포터블 트랙맨으로 진화해 사용되기도 했다. 현장 지도자와 첨단 장비의 '상호보완'도 중요하다.
'첨단 야구'를 추구하는 한 전문가는 "컴퓨터, 인터넷의 발달이 세상을 바꾼 것처럼, 야구 장비의 변화는 야구를 둘러싼 많은 것을 바꾼다"며 "현장 지도자들이 '직관적인' 첨단 장비에 관한 이해도를 높여야 선수들의 시행착오와 '소모적인 훈련'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세상도, 야구도 변한다. 실전 경험이 많은 현장 지도자들이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 유망주들은 더 빠르게, 더 큰 폭으로 '야구'를 바꿀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