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리필숍, 전국 어디든 집앞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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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형 제로웨이스트 상점 '다시채움'의 김보경 대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포장재 없이 생활용품이나 식품 등을 판매하는 '제로웨이스트'(zero-waste) 상점이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늘었다. 하지만 대부분 서울에 집중돼 있어 다른 지역에서는 이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김보경(39) 씨 역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 제로웨이스트 상점을 이용해 보려 했지만, 집 근처에서는 찾을 수 없어 서울까지 와야 했다.
김 씨가 창업한 '다시채움'은 그가 겪었던 이런 불편함에서 출발한 이동형 리필숍이다. 경차에 각종 세제를 가득 싣고 소비자가 부르면 어디든 달려가 리필해 준다.
작년 2월 서비스를 시작한 김 대표는 약 1년간 전국 각지를 돌며 1천800명의 고객을 만났다.
창업 전 김 대표는 환경이나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지 못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고 한다. 환경 문제에 관심을 두고 '다시채움'을 만들게 된 것은 작은딸 덕분이었다고.
"딸이 유치원에서 장기 프로젝트로 다양한 환경 수업을 받았는데,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집에서도 자주 이야기했어요.
언젠가 제가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보고는 빨대를 가리키며 '거북이가 코피 나'라고 말하더라고요.
환경 문제에 무지했던 저는 도통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가 없었죠. 딸 덕분에 틈틈이 관련된 내용을 찾아보고 쓰레기를 줄이는 '제로웨이스트' 활동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국내에도 많은 제로웨이스트 상점이 운영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용해 보고 싶었죠. 하지만 당시 집 근처에는 이런 상점이 없어 서울까지 가야 했어요.
그때 느꼈던 불편함이 집 앞으로 찾아가는 리필숍을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
'다시채움'은 국내 최초의 이동형 리필숍이다.
온라인을 통해 원하는 장소와 시각, 필요한 제품을 예약하면 시간에 맞춰 '리필카'가 방문해 고객이 가져온 용기에 제품을 리필해준다.
김 대표는 "온라인 예약을 통해 리필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리필러리LA'(www.refilleryla.com)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이런 비즈니스 모델이 아파트 같은 주거 밀집지가 많은 국내에서도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주방세제 등 세제류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고객들의 요구로 천연수세미, 대나무 칫솔, 비누류, 밀랍 랩 등 각종 친환경 제품으로 차츰 품목을 늘려 지금은 25가지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수도권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지만, '전국 어디든 집 앞으로 찾아간다'는 모토에 맞게 대전과 저 멀리 대구까지 고객을 찾아간 적도 있다.
1년간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1천800여 명 가운데 95% 이상이 여성이다.
대학생부터 50대 주부까지 연령층은 다양하다.
"기존 제로웨이스트 상점을 통해 세제를 리필하다 너무 멀어서 예약하신 분들도 계시고,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다시 채움'을 통해 시작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고객 대부분이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편리성을 저희 서비스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습니다.
이는 저희의 모토이기도 하죠."
최근에는 정기구독 서비스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대면 서비스를 꺼리는 고객이나 서비스 운영시간(오전 9시∼오후 8시)에 이용하기 어려운 고객들을 겨냥한 비대면 서비스다.
온라인을 통해 서비스 횟수와 품목 등을 예약·결제하고 문 앞에 빈 용기를 내놓으면 예약된 시간에 방문해 리필해 준다.
지금은 김 대표 혼자 전국을 도맡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별 거점을 만들어 거점당 10∼15㎞ 반경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이를 위해 올해 2개 거점을 신설해 차량을 배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환경형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다시채움'은 이윤보다 사회적 사명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리필 서비스 이외에 폐플라스틱 수거, 어린이 환경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가치 있는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프레셔스 플라스틱 용인'도 준비 중이다.
"소비자들로부터 폐 플라스틱을 수거해 이를 디자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서울의 스튜디오 '로우리트 콜렉티브'에 보내고 있어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1kg의 플라스틱을 보내 온실가스 102kgCO2e(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값)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습니다.
현재 용인에는 플라스틱을 회수해 직접 재활용하는 업체나 시스템이 없어요.
그래서 '프레셔스 플라스틱 용인'을 준비하게 됐어요.
우리 지역에서 발생한 플라스틱은 우리가 재활용하자는 취지입니다.
" 기사제보나 문의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김보경(39) 씨 역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 제로웨이스트 상점을 이용해 보려 했지만, 집 근처에서는 찾을 수 없어 서울까지 와야 했다.
김 씨가 창업한 '다시채움'은 그가 겪었던 이런 불편함에서 출발한 이동형 리필숍이다. 경차에 각종 세제를 가득 싣고 소비자가 부르면 어디든 달려가 리필해 준다.
작년 2월 서비스를 시작한 김 대표는 약 1년간 전국 각지를 돌며 1천800명의 고객을 만났다.
창업 전 김 대표는 환경이나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지 못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고 한다. 환경 문제에 관심을 두고 '다시채움'을 만들게 된 것은 작은딸 덕분이었다고.
"딸이 유치원에서 장기 프로젝트로 다양한 환경 수업을 받았는데,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집에서도 자주 이야기했어요.
언젠가 제가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보고는 빨대를 가리키며 '거북이가 코피 나'라고 말하더라고요.
환경 문제에 무지했던 저는 도통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가 없었죠. 딸 덕분에 틈틈이 관련된 내용을 찾아보고 쓰레기를 줄이는 '제로웨이스트' 활동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국내에도 많은 제로웨이스트 상점이 운영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용해 보고 싶었죠. 하지만 당시 집 근처에는 이런 상점이 없어 서울까지 가야 했어요.
그때 느꼈던 불편함이 집 앞으로 찾아가는 리필숍을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
'다시채움'은 국내 최초의 이동형 리필숍이다.
온라인을 통해 원하는 장소와 시각, 필요한 제품을 예약하면 시간에 맞춰 '리필카'가 방문해 고객이 가져온 용기에 제품을 리필해준다.
김 대표는 "온라인 예약을 통해 리필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리필러리LA'(www.refilleryla.com)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이런 비즈니스 모델이 아파트 같은 주거 밀집지가 많은 국내에서도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주방세제 등 세제류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고객들의 요구로 천연수세미, 대나무 칫솔, 비누류, 밀랍 랩 등 각종 친환경 제품으로 차츰 품목을 늘려 지금은 25가지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수도권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지만, '전국 어디든 집 앞으로 찾아간다'는 모토에 맞게 대전과 저 멀리 대구까지 고객을 찾아간 적도 있다.
1년간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1천800여 명 가운데 95% 이상이 여성이다.
대학생부터 50대 주부까지 연령층은 다양하다.
"기존 제로웨이스트 상점을 통해 세제를 리필하다 너무 멀어서 예약하신 분들도 계시고,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다시 채움'을 통해 시작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고객 대부분이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편리성을 저희 서비스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습니다.
이는 저희의 모토이기도 하죠."
최근에는 정기구독 서비스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대면 서비스를 꺼리는 고객이나 서비스 운영시간(오전 9시∼오후 8시)에 이용하기 어려운 고객들을 겨냥한 비대면 서비스다.
온라인을 통해 서비스 횟수와 품목 등을 예약·결제하고 문 앞에 빈 용기를 내놓으면 예약된 시간에 방문해 리필해 준다.
지금은 김 대표 혼자 전국을 도맡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별 거점을 만들어 거점당 10∼15㎞ 반경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이를 위해 올해 2개 거점을 신설해 차량을 배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환경형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다시채움'은 이윤보다 사회적 사명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리필 서비스 이외에 폐플라스틱 수거, 어린이 환경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가치 있는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프레셔스 플라스틱 용인'도 준비 중이다.
"소비자들로부터 폐 플라스틱을 수거해 이를 디자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서울의 스튜디오 '로우리트 콜렉티브'에 보내고 있어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1kg의 플라스틱을 보내 온실가스 102kgCO2e(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값)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습니다.
현재 용인에는 플라스틱을 회수해 직접 재활용하는 업체나 시스템이 없어요.
그래서 '프레셔스 플라스틱 용인'을 준비하게 됐어요.
우리 지역에서 발생한 플라스틱은 우리가 재활용하자는 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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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