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기 전세대출 필요할 땐…보증기관 꼼꼼히 따져봐야

금리인상 본격화…전세대출 꿀팁은

SGI서울보증
주금공·HUG서
보증서 발급 받으면
은행서 대출 내줘

기관·지역별 한도 달라
대출 전 미리 살펴야

9억 넘는 주택 보유자나
年소득 1억 넘으면 불가
직장인 김모씨(45)는 내년 중학교에 입학하는 자녀 교육을 위해 다음달 이사를 하기로 했다. 학군이 좋은 인기 지역이다 보니 전셋값이 비쌌다. 모자라는 자금을 대출받기 위해 이곳저곳 뛰어다녀 봤지만 금융회사마다 금리 조건 등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오히려 혼란스럽기만 했다. 김씨와 같은 실수요자가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을 제대로 받기 위한 요령을 알아봤다.

전세대출도 최고 연 5% 시대 ‘성큼’

최근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최고 연 5% 시대에 성큼 다가섰다. 한국은행이 불과 두 달 남짓한 기간에 기준금리를 두 차례나 인상한 데다 올해 한두 차례 더 올리겠다고 예고한 상태여서 당분간 금리 상승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연 2%대 초저금리에 익숙하던 세입자들은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전세 소멸’이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지만 여전히 많은 세입자가 비슷한 조건이라면 전세를 선호한다. 전세보증금은 나중에 ‘돌려받는 돈’이란 인식이 큰 데다 보증서를 기반으로 한 은행 대출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세대출은 올해부터 강화된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에서도 제외된다.

은행에 앞서 보증기관부터 살펴봐야

전세자금대출은 공공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함께 민간회사인 SGI서울보증까지 세 곳이 발급하는 보증서를 기반으로 은행에서 대출을 내주는 구조다. 이에 따라 전세대출 상품도 보증기관별로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대출 요건 한도는 기관별 보증 한도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대출자는 은행별로 상품 금리를 비교해보고 더 싼 곳을 선택하면 된다. 보증서 담보대출인 만큼 개인의 소득과 신용점수가 대출 조건에 미치는 영향은 작은 편이다. 부부 합산 2주택자이거나, 시세 9억원 초과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면서 연소득 1억원을 넘는 경우엔 보증서 기반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은 전세보증금 요건이다. HF와 HUG가 보증하는 전세대출은 전세보증금이 수도권에서 7억원, 비수도권에서 5억원 이하일 때 이용 가능하다. SGI서울보증 전세대출은 이런 제한이 없다.

대출 한도는 HF 보증 상품이 2억2200만원, HUG 상품이 4억원(청년·신혼부부는 4억5000만원), SGI서울보증 상품이 5억원이다. HF·HUG 상품은 대출 금리에는 거의 차이가 없지만, 대출을 실행할 때 내는 보증료가 다르기 때문에 우대금리 여부를 따져 결정하면 된다. HUG 상품은 보험료가 0.11~0.15% 수준인 전세금반환보증 가입이 필수라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고가 전세라면 ‘반전세’로 바꿔볼 만

고액 보증이 많은 SGI서울보증 상품은 대출금리가 통상 0.2%포인트 정도 더 높다. 보증료를 차입자가 아니라 은행이 내도록 돼 있어 그만큼 대출금리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보증금이 수도권에서 7억원(비수도권 5억원)을 넘는 고가 전셋집에 들어가면서 대출이 필요한 세입자라면 금리가 가장 높은 SGI서울보증 상품밖에 선택할 수 없다. 이때 필요한 대출금액이 4억원 이하라면 보증금을 일부만 월세로 돌려 HF나 HUG 상품 가입 상한인 7억원 아래로 낮추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A은행 관계자는 “개인의 자금 사정과 반전세 조정 가능성, 상품 변경으로 아낄 수 있는 대출이자와 월세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고 했다.대출 신청 시기는 되도록 매 분기 초반(1·4·7·10월)이 좋다. 올해 더 빠듯해진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따라 은행들은 분기별로 취급 가능한 대출 금액을 정해두고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분기 초에 대출 가능한 금액이 바닥나면 지난해처럼 원하는 은행에서 대출을 못 받을 가능성도 있다. B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은 잔금일부터 최대 한 달 전에 대출 승인을 미리 받아놓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계약 시기(대출 신청)를 분기 초로 잡는 게 좋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