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酒력부대' 언제 힘쓸까

클라우드 등 대표제품 판매 고전
2017년부터 주류만 내리 적자
한때 ‘참이슬’과 국내 소주 시장에서 선두 경쟁을 벌인 ‘처음처럼’의 고전이 길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하이트진로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24일 한국경제신문과 영수증 리워드 앱 ‘오늘뭐샀니’ 운영사인 캐시카우가 개별 소비자 영수증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소주 시장에서 하이트진로의 구매경험도는 67.3%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구매경험도는 해당 제품 카테고리의 전체 구매자 중 특정 제품 구매자 비중을 나타낸 수치다. 롯데칠성음료(처음처럼)는 26.8%로 1위와 격차가 큰 2위를 기록했다.

처음처럼의 추락이 시작된 건 2019년 말이다. 일본 불매 운동의 유탄을 맞으면서 2019년 20%대를 기록하던 시장 점유율이 14%까지 곤두박질쳤다. 2020년 소주 매출은 23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이상 급감했다. 30%를 웃돌던 전체 매출 중 주류 비중은 20%대로 떨어졌다.

2030 굿즈마케팅 등 공격적 행보를 보인 하이트진로와 달리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의 패키지 변경 선에 그쳤다. 클라우드, 피츠 등 맥주 역시 수입 맥주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주류 부문 매출은 2018년 7567억원에서 2020년 6097억원으로 19% 줄었으며 2017년부터 내리 영업적자 상태다.롯데칠성음료는 최근 편의점 CU의 곰표 밀맥주 등 수제 맥주 위탁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가 자존심을 버리고 위탁생산 등을 통해 실리를 추구하는 쪽으로 전략 방향을 틀면서 간판 제품에 대한 마케팅이 약화됐다”며 “소주와 맥주 제품의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