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엔진 "친환경 기자재 국산화"

축적된 기술·노하우 바탕으로
친환경 선박엔진 국산화 도전장
"점유율 늘려 10년 내 매출 1.2조"
STX엔진은 ‘아름다운 갑질, 멋진 을질'을 올해 비전으로 정하고 도약을 시작했다. 사진은 경남 창원 STX엔진 본사 전경. STX엔진 제공
선박 및 방위산업용 디젤엔진 전문 생산업체인 STX엔진이 새로운 비전과 함께 임인년 도약을 시작했다. STX엔진(대표 박기문·사진)은 임인년 새해를 맞아 대표이사와 주요 임직원이 모인 가운데 지난 14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어 올해 STX엔진의 새로운 비전인 ‘아름다운 갑질, 멋진 을질’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 새롭게 도약하자는 메시지를 임직원에게 전달했다.

STX엔진의 새로운 비전은 몇몇 기업이 보여온 관행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규모는 크지만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기업, 오너 리스크로 위기에 처한 기업, 각종 이슈로 사회적으로 비난받고 이로 인해 직원들 애사심이 없는 기업, 직원들 스스로가 자존감을 느끼지 못하는 회사와 달리 STX엔진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안정적이며, 미래에 대한 대비가 충실하다. 투명한 경영, 원활한 소통, 직원들의 친절함이 뼈 속 깊이 묻어나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모든 생각과 태도를 을의 입장에서

STX엔진 조달 부문은 협력사와 함께 발전한다는 가치 앞에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우선적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협력사의 요구에는 반드시 대가를 보장하며 부당한 요구는 하지도 받지도 않는 분위기를 조성하기로 했다. 일방적인 협력사의 희생이 아니라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또 품질 부문은 협력사와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자주검사를 늘려가기로 했다. 과거 실패 사례에 빠져 안 된다는 선입견을 배제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궁극적으로 모든 업체가 자주검사가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설계 및 연구팀은 협력사와 대등한 관계로 서로의 강점을 살려 국산화, 기술 변경을 앞장서서 지원하기로 했다. 또 생산, 경영 등 간접 부서도 회사의 명성을 구성하는 얼굴로 어떤 협력사를 대하더라도 친절한 자세를 유지해 말과 태도에 품격이 느껴지는 모습을 보이도록 했다.

멋진 을질 통해 고객의 신뢰 회복

STX엔진은 올해 고객사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계획이다. 한번이라도 관계를 맺은 고객이라면 반드시 다시 찾는 회사, 사원 모두가 고객과의 약속을 자기 약속처럼 지키는 회사, 고객에게 무리한 부탁을 받더라도 뒤로 물러서지 않고 내외부 역량을 결집해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내는 회사로 변화하겠다는 각오다.

이 같은 변화를 통해 고객과의 강한 신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직원들의 이런 자세를 ‘멋진 을질’로 표현했다. STX엔진은 내부 변화를 통해 중국 조선소와의 납기 지연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STX엔진을 배제했던 국내 주요 선사의 서비스 수주를 따내는 등 성과를 이끌어냈다.박기문 STX엔진 대표는 “아름다운 갑질, 멋진 을질에 대해 직원들에게 회의뿐만 아니라 메일로도 강조하고 있다”며 “작은 변화를 바탕으로 자부심 넘치는 멋진 회사를 만들어 2022년 힘든 시기를 잘 넘겨 밝은 미래를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친환경 핵심 기자재 국산화에 도전

1976년 엔진 전문 생산업체로 출범한 STX엔진은 방위산업체로 지정,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엔진 전문 메이커이자 전자 통신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민수 선박용 디젤엔진 약 1만1500대, 3000만마력을 생산했다. 이런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친환경 선박 엔진과 기자재 국산화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지난해 3월 엔진·조선기자재 전문가인 박기문 신임 대표 선임 이후 STX엔진은 DF엔진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한 민수 엔진사업의 경쟁력 강화, 부품 판매서비스 매출 확대, K9 국산화 개발사업 획득, 10년 내 매출 1조2000억원 및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 등의 비전을 향해 매진하고 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