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자화자찬한 한국 성장률…대만에 4년 연속 밀렸다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한국 올해 성장률 4%
대만은 6.09% 기록
2019년~2022년 4년 연속 열세
1인당 국민소득도 역전가능성
일본에도 밀리는 한국
사진=EPA연합뉴스
"지난해 4% 성장으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위기에 강한 경제임을 입증했다."(2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요 20개국(G20)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르고 강한 회복세를 보여준 것이다. 국민께서 협력하고 헌신하신 덕분이다."(25일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4.0%를 기록하는 등 선전하자 청와대와 정부가 자화자찬을 이어갔다. 하지만 우리 성장률이 ‘아시아의 네 마리 용(한국·홍콩·싱가포르·대만)’에 함께 묶이며 경쟁관계를 이어간 대만에 4년 연속 밑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일본 성장률에도 뒤질 것이라는 평가마저 나온다.25일 대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정치는 6.09%로 집계됐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한국의 성장률(4.0%)과 비교해 2%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대만의 성장률은 코로나19 충격에 아랑곳하지 않고 2019년 3.06%, 2020년 3.36%를 기록하는 등 오름세를 이어갔다. 반면 한국은 2019년 2.2%에서 2020년 -0.9%로 뚝 떨어졌다.

대만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4.15%(대만 통계청 집계치)로 한국 성장률 전망인 3%(한은 전망치)를 큰 폭 웃돈다.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으로 한국 성장률은 대만에 밀리게 된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도 몇 년 안에 대만에 밀릴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5000달러 수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2020년(3만1880달러)에 비해 3120달러(9.8%)가량 불어난 규모다. 하지만 대만의 1인당 국민소득 증가 속도는 이보다 빠르다.

작년 대만의 1인당 국민총소득 추정치는 3만3420달러로 전년에 비해 4218달러(14.4%)나 뛰었다. 올해도 6%가량 넘게 뛰면서 3만5439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성장궤도가 이어지면 2024~2025년에는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 대만은 TSMC 등 반도체 대기업과 화학업체 등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

대만은 물론 일본도 한국의 성장률을 앞지를 전망이다. 일본은행은 올해 일본의 성장률이 3.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봐 한국(3%)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 후 처음 일본에 밀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