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증시 하루새 8% 넘게 폭락

국채금리 6년 만에 최고치
루블화 가치 1년여 만에 최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러시아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증권거래소의 모엑스지수와 RTS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5.93%, 8.11% 폭락했다. 모엑스지수는 러시아 루블화를 기준으로, RTS지수는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 산출된다. 모엑스지수는 올 들어 15% 이상 하락했다. RTS지수는 낙폭이 더 커서 올 들어 하락률이 19%에 이른다.

이날 러시아 국채 금리도 6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3개월 전만 해도 연 7.5% 수준이었던 러시아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연 9.75%까지 상승했다. 2016년 초 이후 최고치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날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2.5% 가까이 급락한 달러당 79.17루블을 기록했다.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자 정기 외환 매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루블화 약세로 외환 구입 비용이 커진 데다 추가적인 루블화 하락세를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빅토르 사보 애버딘스탠더드인베스트먼트 매니저는 “지난 주말 동안 벌어진 뉴스가 모두 심각한 악재였다”며 “아무도 러시아 자산을 매수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 채권과 루블화 가치가 폭락했다”며 “투자자들은 글로벌 유통시장에서 러시아 국채 거래 금지 등과 같은 서방국가의 엄격한 제재 조치를 더욱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유럽 주요국 증시도 크게 휘청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감이 커지고 미국발 긴축 우려 등이 겹치면서 유럽 증시 대표 지수들은 일제히 3~4%가량 폭락했다. 이날 영국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6.98포인트(2.63%) 떨어진 7297.15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지수도 592.75포인트(3.80%) 급락한 15,011.13에 장을 마쳤다. 프랑스 CAC40지수는 280.80포인트(3.97%) 떨어진 6787.79를 기록했고, 이탈리아 FTSE지수는 1088.50포인트(4.02%) 내린 25,972.90에 거래를 마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