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발집고 고개숙인 송영길…'막판 쇼' 지적에는 "충정" 언성도

"운동권 동우회 기득권 타파하자"…총선 불출마 선언하며 '쇄신 반성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5일 담담한 목소리로 차기 총선 불출마와 함께 정치 쇄신 방안을 발표했다. 30여분 전에 전격적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예고한 송 대표는 10시 정각에 목발을 집고 연단에 서서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전날까지 부산·경남(PK)에서 선거운동을 하다 상경한 그의 눈은 다소 충혈돼 보였으나 목소리는 차분했다.

특히 "저 송영길은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고 말할 때도 표정 등에서 별다른 표정이나 목소리 변화는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국회의원 동일지역 4선 연임금지, 종로 등 무공천 등의 과제를 밝힌 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대해 "윤 후보는 민주당의 어두운 유산", "우리의 오만과 내로남불의 반사효과"라고 말할 때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뒤이어 "여야를 넘어 검찰 동우회, 운동권 동우회 기득권을 타파하자"고 말할 때도 목소리가 다소 올라갔다.

이른바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의 맏형인 송 대표가 스스로 '운동권 동우회'라고 말하면서 혁신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당내에서는 86 용퇴론이 나온 바 있다.

송 대표의 목소리는 질의응답 과정에서 진정성을 강조하면서 크게 올라갔다.

그는 특히, '대선을 코 앞에 두고 쇼로 굳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당 대표가 된 날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민주당 간판을 빼놓고 다 변화시키자고 노력을 해왔다"며 언성을 높여 반박했다. 그러면서 "조국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부동산 관련 의혹 12명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하는 초강수의 조치까지 취해 왔던 것은 기자 여러분들이 아실 것"이라면서 "그런 일관된 충정에서 나온 말씀이다.

저는 반드시 (우리가) 승리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격정적으로 토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아시다시피 제가 이 당에 처음부터 지도부가 아니지 않았습니까"라면서 "저도 수많은 배제의 아픔을 겪고 풀뿌리 당원들의 힘으로 기적같이 저는 당 대표에 선출됐다"고 강조하면서 13분간의 회견을 마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