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광화문 대통령 시대 열겠다…정부청사서 근무"

"비서실 축소…책임총리·장관제

단일화 전혀 생각 안하고 있다
누가 李 압도적으로 이기겠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25일 “집권하면 진짜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고 정부 명칭을 ‘행정부’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거대 양당의 두 후보에 대해선 “서로가 ‘닥치고 정권교체’와 ‘닥치고 정권유지’만 외치고 적폐교대의 반복을 막을 방법은 고민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청와대에 갇혀 있거나 숨어 있는 대통령이 아니라 가끔 점심시간이나 퇴근시간에 광화문광장을 걸어서 대형서점에 들러 책도 보며 시민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그런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청와대를 나와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지만 경호상 문제 등을 이유로 불발됐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저는 집권하면 현재 청와대 집무실은 국빈 영접과 주요 정치 행사가 있는 날만 사용하겠다”며 “근무는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국정 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정부 명칭을 행정부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엄밀하게 따지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 전체의 수장이 아니라 행정부의 수반”이라며 “개헌이 된다면 헌법 4장의 ‘정부’라는 제목을 ‘행정부’로 바꾸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안 후보는 “대통령 비서실을 축소하고 책임총리와 책임장관제를 보장하겠다”며 “국정 논의의 중심을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국무회의로 전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현재의 정치 상황에 대해 “양당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정권 잡는 쪽이 적폐가 되는 적폐교대의 반복을 막을 방법을 고민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득권 양당의 대선 주자들은 오로지 퍼주겠다는 빚잔치 외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다”고도 했다.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선 “반사이익에 기댄 ‘닥치고 정권교체’는 위험하다”며 “누구에게 표를 몰아줄 때 더 확실하게 정권교체가 되는지, 누가 여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한 국민적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와 비교했을 때 자신의 장점으로는 도덕성과 능력을 내세웠다. 안 후보는 “저는 10년간 추문에 휩싸인 적이 없고 ‘가족 리스크’도 없다”며 “저 혼자 회사를 만들고 돈을 벌어보고 직원들에게 월급을 줘본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저는 전혀 단일화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단일화가 된다면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가 맞나”는 질문에 대해선 “그렇다. 정확한 해석이다”라고 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한 물밑 접촉 여부에 대한 질문에도 안 후보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