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소란' 퇴거 통보받자 이웃 살해한 50대, 징역 15년

아파트에서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워 퇴거 통보를 받자 이웃을 살해한 50대 남성이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2부(노재호 부장판사)는 살인,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57)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2월 4일 오후 8시 25분부터 8시 35분께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이웃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80·남)씨를 숨지게 하고 B(82·여)씨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직후와 며칠 전 다른 이웃들의 집에 찾아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창문과 현관문 등을 부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평소 지인들과 집에서 술을 마시고 시끄럽게 하거나 쓰레기를 제때 치우지 않아 이웃들에게 항의와 이사 요구를 받았다.

사건 직전에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으로부터 퇴거 통보를 받았다.

이씨는 범행 당일 오후 집에서 소주 2병과 처방받은 정신과 약을 여러 알 먹었고 집에 보관 중이던 흉기를 들고 이웃집에 찾아가 잇따라 범행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공동주택에서의 이웃 간 갈등을 이유로 집에 찾아가 살인 등을 저질러 아파트 주민에게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다"며 "알코올 질환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수시로 과음하고 폭력 등 물의를 일으켜 재범 위험성도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 전 술을 많이 마셔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은 인정되나 정신과 약을 함께 복용해 스스로 상태를 가중시켰고 참혹한 범죄를 저질러 심신미약을 이유로 한 형량 감경은 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며 "다만 범행을 사전에 계획하지는 않은 점, 전과 여부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