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유행…하루 확진자 사상 첫 1만명대로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
"확진자 4만명 넘으면 의료체계 붕괴"

고위험군 중심 방역 전환
'먹는 약' 50세 이상으로 확대 검토
25일 서울 송파구청 직원이 기획상황실에 설치된 코로나19 상황 모니터를 확인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24일 국내 신규 확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8571명을 기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3월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만 명까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범준 기자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사상 처음으로 1만 명대에 진입했다.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두 배 이상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광범위하게 퍼진 여파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런 속도라면 3월엔 하루 확진자 수가 20만 명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방역당국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9218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확진자가 9000명 넘게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방역당국은 이날 밤 12시까지 집계한 최종 수치는 1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2020년 1월 20일 국내 1호 환자가 나온 지 736일 만에 ‘하루 1만 명 신규 확진자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오미크론 확산 속도는 방역당국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전날(8571명)에 이어 연일 사상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어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얼마 전 시뮬레이션한 결과 2월 말~3월 초에 하루 신규 확진자가 9만 명까지 나올 것으로 예측했는데, 그 시기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3월엔 2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월 말 확진자가 하루 5만 명 정도 나올 경우 자가격리자는 매일 20만 명씩 생긴다”며 “격리 기간 7일을 적용하면 100만 명 이상이 자가격리를 하는 셈”이라고 했다.

관건은 위중증 환자 수다. 24일 기준 위중증 환자는 392명으로 지난해 11월 4일 이후 처음으로 300명대로 줄었다. 하지만 확진자가 늘면 대개 2~3주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는 만큼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교수는 “확진자 3만~4만 명을 넘지 않아야 의료체계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5일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투약 대상을 50세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60세 이상인 팍스로비드 투약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전국 방역시스템을 오미크론 대응 체계로 전환하는 건 설 연휴 이후 시행하기로 했다.

이선아/오상헌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