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에서 쌀로' 선언한 북한, 농업성을 위원회로 격상했다

국가적 차원서 농촌 현대화 의지…"나라의 농업생산 통일적 지도"
농촌문제 해결을 올해 핵심 사업으로 내세운 북한이 농업부문을 총괄하는 내각 부처인 농업성을 '농업위원회'로 격상했다. 작년 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닷새 회의 기간 중 사흘을 농촌 문제에 할애하며 식량난 완전 해결을 위한 10년 계획을 추진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분석된다.

조선중앙방송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지난 21일 정령을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농업성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농업위원회로 한다"고 결정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상임위원회는 농업성 명칭 변경의 배경을 "농업성이 나라의 농업생산을 통일적으로 지도하는데 맞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각과 해당 기관들은 이 정령을 집행하기 위한 실무적 대책을 세울 것"을 함께 지시했다.

내각 행정기관인 농업성은 그동안 농사와 축산, 농촌 정책 등을 총괄해왔다.

북한이 내각 체제에서 농업을 담당하는 부처를 '성'에서 '위원회'로 격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정무원 체제에서는 모든 부처가 위원회로 구성됐지만, 내각 체제로 바뀐 후 주요 부처를 제외한 대부분이 성으로 구성됐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북한 내각에서 '위원회' 지위를 가진 곳은 국가계획위원회,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교육위원회 등 규모와 비중이 큰 업무를 관장하는 8곳뿐이다.

그 밖에 농업이나 보건, 상업, 외무, 문화 등 34개 분야는 성으로 분류돼 각 부문의 집행 및 관리 사업을 맡아 왔다. 이번에 농업 분야를 담당하는 내각 기관을 성에서 위원회로 격상한 것은 농업에 사업의 규모를 확대하고 국가적으로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연말 당 전원회의에서 농촌문제 해결을 핵심 의정으로 제시하고 농업생산 증대와 식량문제 해결 등 먹고사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동안 감자와 옥수수 등으로 배를 채우던 북한 주민들의 주식을 쌀과 밀가루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또 농민들이 국가에 채무를 진 뒤에 갚지 못한 자금이 있으면 모두 면제한다는 파격적인 '특혜 조치'도 선포했으며 농촌 마을을 현대적으로 조성하기 위한 대책도 논의했다. 이후 북한은 각 도의 지방건설에 필요한 시멘트 등 자재와 인력 확보에 속도를 올리고, 자연재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과학 농법'을 강조하며 농업 생산을 높이기 위한 실무 계획에 돌입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