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마, 계속 도전해, 그게 인생이야" [조수영의 골프 단짠단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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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니카 소렌스탐, HGV TOC 연장전 끝 준우승
허리 부상에 코로나19 후유증…"가방안에 최고의 장비만 있을 순 없어"
6월 US여자오픈 출전여부 '주목'
![사진=AP](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702806.1.jpg)
2008년 현역에서 은퇴할 때까지 골프의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LPGA 투어 통산 72승, 이중에서 메이저대회 우승이 10번이나 됩니다. 라이벌이었던 카리 웹(호주)의 41승, 박세리(45)의 25승을 크게 앞선 승수입니다.역대 세번째 많은 다승을 올린 그이지만, 처음부터 화려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1992년 프로로 데뷔했지만 LPGA 투어 퀄리파잉(Q) 스쿨에서 단 1타 차이로 투어카드를 놓쳤고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는 우승 없이 4차례 준우승에 그쳤죠. 그는 이듬해 Q스쿨 '재수'에서 공동28위로 조건부시드를 따 LPGA투어에 진출하게 됩니다.
![사진=AFP](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702809.1.jpg)
2008년 시즌을 끝으로 소렌스탐은 은퇴했습니다. 13년만인 지난해 8월 US시니어여자오픈에 출전해 무려 8타 차이로 우승을 차지하며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죠. 하지만 시니어 투어 활동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11월 허리 디스크가 재발해 투어 활동을 중단해야 했고 연말에는 코로나19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이번 HGV TOC는 소렌스탐이 6개월 만에 나선 투어 출전이었습니다. 허리 부상이 완전히 낫지 않은 상태였기에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전설'의 샷은 여전히 유려했고 날카로웠습니다.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를 지켰지만 최종라운드에서의 실수가 아쉬웠습니다. 소렌스탐은 경기 초반 5개 홀에서 3개의 보기를 기록하며 전 야구선수 데릭 로(미국)에게 선두를 내어줬고 이후 타수를 줄이며 동타까지 따라잡았습니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마지막 퍼트가 승부를 갈랐죠. 로는 파퍼트에 성공했지만 소렌스탐의 공은 홀을 살짝 비껴나갔습니다. 로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이었죠.
오랜만의 투어 출전, 아쉬운 승부. 그래도 소렌스탐의 표정은 밝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정말 행복했다. 제시카·넬리 코다, 가비 로페즈 등과 같은 조로 경기를 치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죠.
이에 대해 전설의 답은 여전히 담백했습니다. "좋은 기억이 있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젊은 선수들과 경쟁은 아무래도 쉽지 않습니다. 대회에 출전은 많이 안 했지만 경쟁심은 있는 편인데, 아마 (대회에 나간다면) 가서 편한 마음으로 스윙하고, 결과를 봐야 하겠죠?"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