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젤리 밀수' 前KIA 투수 브룩스 집행유예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소속 외국인 투수로 활약한 에런 브룩스(32)가 마약류를 밀수하고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KIA 타이거즈 소속 투수 브룩스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브룩스 소유의 대마 카트리지 3개와 대마젤리 30개를 몰수하고 10만원을 추징했다.

브룩스는 지난해 3월 31일 국내에서 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액상대마가 든 전자담배용 카트리지 3개와 총 100g인 대마 젤리 30개를 주문한 뒤 같은 해 7월 미국에서 몰래 들여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같은 해 8월 담배 형태로 제작된 대마에 불을 붙여 흡연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마약류는 환각성과 중독성 등으로 인해 개인은 물론 사회 전반에 끼치는 해악이 매우 크다"며 "특히 해외에서 마약류를 수입하는 범행은 그 죄책을 가볍게 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죄 사실을 인정했고 국내에서 과거에 처벌받은 전력도 없다"며 "피고인의 대마 수입 범행은 개인적 흡연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수입한 대마도 모두 압수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KIA는 지난해 8월 브룩스가 세관당국으로부터 이 같은 의혹을 통보받자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하고 KBO 사무국에는 임의탈퇴 공시를 요청했다. 당시 브룩스는 "한국에서는 대마초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문제가 된 전자담배는 대마초 성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주문했다"며 "나의 과실로 팬과 구단, 팀원의 명예를 실추시키게 돼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브룩스는 사건이 알려진 이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지만, 국내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최근까지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2020년부터 2시즌 동안 KIA에서 뛰며 에이스로 활약한 브룩스는 KBO리그 통산 36경기에 출전해 14승 9패, 탈삼진 185개,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