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1등' 브랜드, 백화점서 퇴출…커버낫, 낙제생 된 이유[박동휘의 컨슈머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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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스트릿패션으로 평가받는 커버낫(COVERNAT)이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매출 부진으로 퇴출됐다. 이달 11일 판교점이 영패션 전문관인 유플렉스를 2030세대에 맞게끔 새단장하면서 20여 개 브랜드를 교체했는데, 퇴출 목록에 커버낫이 포함된 것이다. 온라인으로만 연 매출 300억원대를 올리는 등 ‘무신사 키즈’로 불리던 브랜드가 낙제생 취급을 받은 것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커버낫은 윤형석 배럴즈 대표가 2008년에 선보인 브랜드다. 영국과 일본을 다니며 옷 수입과 학업을 병행하던 윤 대표가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탄생시켰다. 커버낫이 ‘전국구’로 성장한 과정은 무신사의 급팽창과 궤를 같이 한다. 2009년 본격적으로 패션 e커머스 사업을 시작한 조만호 무신사 창업자는 커버낫 등 10여 개 스트릿패션 브랜드들을 독점으로 입점시켜 공생 관계를 만들었다. 백화점의 ‘늙은’ 영패션에 불만을 갖던 MZ세대들은 커버낫 같은 무신사의 간판 브랜드에 열광했다. 덕분에 무신사를 통한 커버낫 매출은 300억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 1등’이라는 보증수표 덕분에 커버낫은 2018년 신세계 강남점을 시작으로 백화점에도 줄줄이 입점했다. 26일 현재 신세계엔 강남, 타임스퀘어, 의정부, 천안아산, 대구신세계, 대전 신세계 아트&사이언스, 센텀시티 등 총 7점포에 입점돼 있다. 롯데백화점에도 본점 영플라자, 노원점, 김포공항점, 인천터미널점, 동탄점, 부산본점, 전주점 등 7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커버낫의 성적표는 비교적 준수한 편”이라며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30~40% 수준”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도 “전반적으로 매출이 성장세여서 4년도 안 돼 이례적으로 매장을 7개로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판교점에서만 낙제를 받았을 뿐, 중동점에선 여전히 인기 매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목동점 유플렉스를 새단장할 때 커버낫을 입점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커버낫은 왜 유독 판교에서만 실패를 맛본 것일까. 해답은 “판교점은 더현대서울 다음으로 전국 현대백화점 매장 중 가장 트렌드가 빨리 변하는 점포”라는 현대백화점 관계자의 설명에서 찾을 수 있다. 워낙 소비자 입맛이 빠르게 변하는 곳이다보니 ‘무신사 1등’이니 ‘1세대 스트릿패션’이라는 간판이 통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현대백화점은 커버낫의 빈 자리에 원더월, 아이코닉 같은 새로운 MZ세대 패션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판교점에서 커버낫이 MLB 매장 바로 옆에 있었다는 점도 매출 저조의 원인으로 꼽힌다. MLB는 김창수 F&F 회장이 약 10년 간 공을 들일 끝에 대박을 터트린 라이선스 브랜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보통 백화점에서 매장에 옷을 진열하려면 매 시즌마다 적어도 300여 개의 스타일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며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던 브랜드들은 재고 관리나 디자인 다양성 측면에서 MLB 같은 브랜드에 밀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백화점마다 MZ세대를 겨냥해 디자이너 브랜드들을 앞다퉈 입점시키려하면서 커버낫과 같은 사례가 속출할 가능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패션 대기업 관계자는 “브랜드가 연 매출 1000억대를 넘으려면 백화점 등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채 섣불리 백화점에 도전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커버낫의 성적표는 비교적 준수한 편”이라며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30~40% 수준”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도 “전반적으로 매출이 성장세여서 4년도 안 돼 이례적으로 매장을 7개로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판교점에서만 낙제를 받았을 뿐, 중동점에선 여전히 인기 매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목동점 유플렉스를 새단장할 때 커버낫을 입점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커버낫은 왜 유독 판교에서만 실패를 맛본 것일까. 해답은 “판교점은 더현대서울 다음으로 전국 현대백화점 매장 중 가장 트렌드가 빨리 변하는 점포”라는 현대백화점 관계자의 설명에서 찾을 수 있다. 워낙 소비자 입맛이 빠르게 변하는 곳이다보니 ‘무신사 1등’이니 ‘1세대 스트릿패션’이라는 간판이 통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현대백화점은 커버낫의 빈 자리에 원더월, 아이코닉 같은 새로운 MZ세대 패션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판교점에서 커버낫이 MLB 매장 바로 옆에 있었다는 점도 매출 저조의 원인으로 꼽힌다. MLB는 김창수 F&F 회장이 약 10년 간 공을 들일 끝에 대박을 터트린 라이선스 브랜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보통 백화점에서 매장에 옷을 진열하려면 매 시즌마다 적어도 300여 개의 스타일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며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던 브랜드들은 재고 관리나 디자인 다양성 측면에서 MLB 같은 브랜드에 밀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백화점마다 MZ세대를 겨냥해 디자이너 브랜드들을 앞다퉈 입점시키려하면서 커버낫과 같은 사례가 속출할 가능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패션 대기업 관계자는 “브랜드가 연 매출 1000억대를 넘으려면 백화점 등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채 섣불리 백화점에 도전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