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베이징 올림픽' 밀어붙이는 숨은 의도는 [Dr.J’s China Insight]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미국 등 일부 국가 보이콧…효과는 미미
국가 이미지 쇄신 목적, 코로나 원죄론 등 회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빙둔둔(왼쪽)과 패럴림픽 마스코트 쉐룽룽. / 사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다음달 4일부터 개최됩니다. 이후 3월4일부터는 패럴림픽이 열립니다. 이로써 베이징은 올림픽 역사상 하계와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세계 최초의 도시가 됩니다. 중국은 일본, 한국에 이어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세 번째 아시아 국가가 됩니다.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14년 만에 개최되는 올림픽입니다. 이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2021 도쿄 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 4년 간격으로 이어지는 동·하계 한·중·일 3연속 올림픽 개최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중에 열리는 두 번째 올림픽이 됩니다.이번 동계 올림픽은 눈이 많이 오지 않는 베이징에서 빙상 종목을 개최, 북쪽지역인 장자커우(張家口)와 옌칭(延慶)에서 설상 종목이 개최될 예정입니다. 2019년 12월30일 중국은 베이징에서 장자커우까지 150km거리를 잇는 시속 350km/h의 '무인운전' 고속철도를 개통했습니다. 고속철도에서 무인운전 시스템을 채택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합니다.
당초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 아시안게임을 치룬 적이 있는 하얼빈이나 창춘이 유력하게 검토됐습니다. 다만 하얼빈과 창춘 일대의 2월 날씨는 무척 추운 데다가, 얼음층이 두꺼워 개최지를 베이징으로 변경한 것이라고 합니다.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마스코트는 '빙둔둔'(氷墩墩)이고, 패럴림픽은 '쉐룽룽'(雪容融)입니다. 빙둔둔은 수정 얼음 옷을 입은 팬더 곰으로, 마스코트의 성(姓)인 '빙'은 얼음을 뜻합니다. 이름 '둔둔'은 중국에서 흔히 쓰이는 아이들의 애칭입니다. 올림픽의 특징인 순결과 강인함을 상징합니다.빙둔둔 얼굴 주변의 채색 줄은 경기장의 트랙과 올림픽에서 사용될 5G 기술을 의미합니다. 또 우주인과 비슷한 모습은 미래에 대한 탐구 및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2022 동계 패럴림픽 마스코트의 이름은 '쉐룽룽'입니다. '쉐'는 하얀 눈을 뜻하고 첫번째 '룽'(容)은 포용과 관용을 의미합니다. 두번째 '룽'(融)은 융합과 친화를 상징합니다. 쉐룽룽의 가슴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은 매일 전 세계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장애인 선수들의 우정, 따뜻함, 용기, 끈기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동계올림픽, 미·중 체제 경쟁의 장(場)인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미국과 일부 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에도 불구하고 개최됩니다. 마치 미국과 중국 간의 체제경쟁이 벌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 미국은 신장 위구르지역의 인종차별과 인권침해를 제기하면서 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했지만, 사회주의 국가 중국은 내정간섭이고, 인권문제는 없다는 식입니다.역대 올림픽 보이콧 사례를 보면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비롯해 1984년 미국 LA올림픽, 1976년 캐나다 올림픽이 있습니다. 모스크바 올림픽의 경우 당시 소련의 아프칸 침공에 항의하는 서방국가와 미국이 불참했습니다. 캐나다 올림픽은 인종차별 문제로 아프리카 국가들이 올림픽 참가를 거부했습니다.
2002~2021년 중국에 대한 비호감 비교표. /자료=PEW Research Center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보이콧은 표면상 자유민주주의 국가 미국이 대표로 나서서 중국내 인권문제를 제기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전쟁의 과정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이어 조 바이든 정부에서도 중국 굴기를 막기 위한 대중국 봉쇄정책은 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차이점은 트럼프 정부는 직접 몽둥이 들고 나섰지만, 바이든 정부는 노련하게 동맹이라는 그물을 통해 중국을 봉쇄하고 중국을 제재하는 '스파이더맨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노회한 외교 전략가인 바이든의 대중국 포위망 전략은 일견 기가 막힌 묘수처럼 보이지만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동맹 결속에 긴 시간이 걸리고, 이해관계가 맞지 않으면 즉각적인 효과나 일관된 액션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입장에선 지금 급성장하는 중국을 빨리 제압해야 하는데, 바이든의 중국 포위전략은 묘수라기 보다는 단점이 더 커 보입니다.

바이든은 중국을 봉쇄하는 방안으로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제안했습니다.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국인 파이브 아이즈(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를 빼곤 반응이 시큰둥합니다.
중국 정부는 외교적 보이콧에 대해 올림픽 관광객을 안 받는 온라인 올림픽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사실 보이콧 동참국과 불참국을 잘 살펴 보면 각각 내부사정이 있습니다. 보이콧 참가국 호주는 중국과 원자재전쟁, 영국은 홍콩문제, 캐나다는 미국 이웃국가입니다.

반대로 보이콧에 불참하는 유럽국가인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2024년 하계올림픽, 2026년 동계올림픽 개최가 예정돼 있습니다. 아시아 국가는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미국의 보이콧에 동참하기 어렵습니다.

대중국 제재에 대한 경제적 실익이 별로 없고, 만일 중국이 경제적 보복에 나설 경우 손실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일부 유럽과 아시아국가는 미지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미국의 중국 봉쇄전략 중 하나인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은 큰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中 동계올림픽 밀어붙이는 두가지 이유

중국은 미국의 보이콧에도 불구하고 동계올림픽을 끝까지 밀어 붙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대외적 국가 이미지 쇄신 때문입니다. '코로나 원죄론', '기술 도둑론' 등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것입니다.

지금 전세계 주요국에서 반중 감정은 역대 최악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 발병과 대처 실패가 가장 큽니다. 거기에 중국이 책임까지 회피하면서 불에 기름을 끼얹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은 코로나 원죄론을 피하기 위해 올림픽 이벤트를 활용하려고 합니다. 코로나는 발병이 아닌, 방역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입니다. 즉, 국가의 방역 능력을 강조함과 동시에 발병 책임에선 빠져나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재 미국은 일평균 60만~70만명의 확진자가 나오지만 세계인구의 5분의 1이 사는 중국에선 일간 확진자수는 200명대에 그치고 있습니다. 중국은 제로(ZERO)코로나 정책을 통해 올림픽 기간 중에 코로나 발병자수를 제로(ZERO)로 만들고 이를 전세계로 홍보하려는 전략입니다.

그래서 인구 1300만이 넘는 시안, 텐진 같은 대도시를 봉쇄하는 전략을 쓰고, 4주간 격리를 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다만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큽니다. 주민 이동을 제한하는 바람에 12월 소비증가율은 연내 최저인 1.7%까지 떨어졌고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4%대로 추락했습니다.

또 패럴림픽 등 3월 중순까지 올림픽이 진행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제로 코로나 정책은 유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올해 1분기 GDP도 4%대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중국이 추정한 중국의 잠재 성장률 5.5%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그래서 중국은 연초부터 기준금리 연속 인하와 통화증가율을 높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은 코로나 원죄론에 이어 기술 도둑론도 탈피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미국이 기술 봉쇄를 시작하면서 중국은 선진기술을 베끼고 강탈하고 훔치는 기술도둑으로 이미지가 굳어졌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기술도둑이 아니라,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 보유국이라는 이미지를 전세계에 알리고 싶어합니다.

중국 정부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율주행택시와 버스를 운행합니다.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150km 구간( 베이징, 옌칭, 장저커우)의 고속철도에서도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됩니다. 경기도우미는 인공지능(AI) 서비스 로봇을 대거 등장시킵니다. 안면인식 기술을 통해 입장, 동선 등을 관리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AI를 활용한 실시간 방송 중계, 정국 정부가 개발한 디지털화폐 사용화 등을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중국 정부는 자율주행전기차, 디지털화폐 등의 기술력을 전세계에 보여주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가 이미지 쇄신 성공 여부는 오는 3월13일 패럴림픽이 끝나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한경닷컴 The Moneyist>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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